[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우리나라가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지난해 건강보험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노인 진료비가 14조원을 넘어섰다.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동 발간한 '2010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총 진료비 43조 6283억원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에게 들어간 진료비는 14조 1350억원으로, 전체의 32.4%에 달했다. 7년 전인 2003년(4조 4008억원) 보다 3.2배 늘었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497만9000명(10.2%)인 것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283만9000원이 들어간 셈이다. 이는 국민 1인당 평균 연간 진료비(89만5000원)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액수다.

인구 고령화로 의료 이용량과 진료비가 많이 드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노인진료비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 1인당 의료기관 평균 방문일수는 18.5일(입원 2.1일, 외래 16.4일)로, 2003년(14.7일)보다 1.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는 총 28조 4577억원의 보험료가 부과됐고, 보험급여는 33조 7493억원이었다. 직장 가입자는 가구당 월 평균 7만3399원, 지역가입자는 월 평균 6만7168원의 보험료를 내고 연간 165만원(1인당 69만원)의 보험 혜택을 받은 셈이다.

또 고령화와 식습관의 서구화로 만성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면서 고혈압, 뇌혈관질환 등 주요 만성질환에 가장 많은 진료비가 들어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일 질환 중 진료비가 가장 많이 들어간 질병은 본태성(일차성) 고혈압으로 2조 2540억원(484만명)이 들었다. 그 뒤로 인슐린-비의존성당뇨병이 1조 1007억원(173만명), 만성콩팥기능상실 1조 711억원(10만명) 순이었다.

주요 만성질환으로 인한 진료비는 전체의 10.9%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진료인원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질환은 갑상선 장애(57.4%)였으며, 뇌혈관질환(34.7%), 고혈압(29.1%), 당뇨병(23.4%), 심장질환(17.6%)이 뒤를 이었다.

이를 인구 10만명당으로 환산해보면, 고혈압이 1만436명으로 가장 많았고 당뇨병 4101명, 심장질환 2123명, 갑상선 장애 2066명, 뇌혈관질환 1520명이었다. 특히 고혈압과 뇌혈관질환의 진료인원은 30대 이상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했는데, 고혈압의 경우 30대(10.4%)와 40대(10.4%)의 증가율이 60대(9.3%)보다 높아 중장년층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3만4924명이 신규로 중증(암) 등록환자가 되면서, 지난해까지 누적 암 등록 인원은 총 94만8336명이 됐다.

한편 건강보험통계연보는 건강보험의 자격 및 진료비 지급 자료를 토대로 일반현황, 재정현황, 급여실적, 질병통계 등 건강보험의 전반적인 현황을 담고 있으며, 공단과 심평원이 2005년부터 공동 발간해왔다. 통계자료는 공단(www.nhic.or.kr)과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 통계포털(KOSIS)에서도 볼 수 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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