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LG유플러스가 새로운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해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LG유플러스의 '단말기 할부수수료 제도 메뉴얼(이하 메뉴얼)'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내년 1월1일부터 기존 1만~4만원대의 보증보험료(일시불) 제도를 폐기(면제)하고 5.9%의 단말 할부수수료를 적용해 매달 고객들에게 청구할 방침이다. 대상은 신규, 기기변경, 번호이동 고객 모두다.

전국의 직영점, 대리점 등에 전달된 메뉴얼대로라면 고객들의 요금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LTE폰 등 최근 스마트폰의 단말 가격이 대부분 80만~100만원으로 고가여서 고객들이 면제 받는 보증보험료(최대 4만원)보다 할부수수료 누적 금액이 더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100만원 상당의 갤럭시노트 LTE를 3년 약정으로 개통하면 기존에는 4만원의 보증보험료만 부담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총 9만3572원의 할부수수료를 나눠 내야한다. 추가 비용만 5만3572원으로, 월별로 환산하면 매달 1488원에 달한다. 이는 통신 3사가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단행한 기본료(1000원)보다 많은 수치다.

LG유플러스는 메뉴얼을 전달하면서 "보증보험료 일시 납부 부담을 줄이고 고객간의 형평성을 고려해 제도를 변경하게 됐다고 고객들에게 설명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영업점의 영업 형태를 보면 보조금 등을 활용해 보증보험료를 면제해 주는 게 현실이었다"며 "고가폰 위주의 LTE 시장에서는 할부수수료 부담이 그 만큼 커진다는 것인데 고객을 배려하는 조치라는 설명이 이치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업계는 LG유플러스가 이같은 꼼수를 부리는 배경으로 단말기 전략 변경을 꼽고 있다. 기존 중저가폰 위주에서 벗어나 프리미엄폰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내년 단말 라인업 20여종 중 80%를 고가의 LTE 단말로 출시할 예정이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보증보험료를 받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비용을 소비자들이 지불해야 한다"며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본료를 낮췄던 과거 행적과도 반하는 꼼수 요금제"라고 비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 2009년 2월1일부터 채권보전료(할부보험료) 면제 및 할부수수료 제도를 시행 중이다. KT는 최대 5만원 수준의 채권보전료를 고객들에게 부과하고 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