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선군(先軍)체제 중심의 유훈통치. 28일 열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에서 영구차를 호위한 새로운 파워그룹 8인의 구성은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앞으로 이런 통치방향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다.

호위그룹 가운데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바로 뒤에 서 있었던 '2인자' 장성택 당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대장 계급장을 달고 모습을 드러낸 사실도 이같은 예측을 뒷받침한다

이날 영결식에서는 김정은 부위원장과 장성택 부위원장ㆍ김기남 당 선전비서ㆍ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등 '정치권력' 4인방이 영구차 오른편에서, 리영호 인민군 참모총장ㆍ김영춘 인민무력부장ㆍ김정각 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ㆍ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 '군부권력' 4인방이 왼편에서 영구차를 호위했다.

먼저 눈에 띄는 건 영구차 왼 편에 자리한 군부권력 4인방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군 지휘 과정에서 꾸준히 실권을 행사해온 이들이 '김정일 영결식'이라는 대내외적 중대 행사의 전면에 나서 건재를 과시했다는 건 김정은 체제에서도 군부의 위세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가능케 한다.

김정일 유훈통치를 공식 천명한 북한이 그의 유산 가운데 핵무기를 최우선으로 꼽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핵개발 중심의 군국주의적 통치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고, 이 과정에 리영호 참모총장 등 실세 4명이 커다란 권한을 행사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군부 4인방 가운데 제일 앞에서 영구차를 호위한 리영호 참모총장은 핵 문제를 둘러싼 북한의 대외협상 총책이며 김정은 부위원장의 '군사 과외교사'였다.

김정은 부위원장의 후견인이자 정치권력의 핵심 인물로, 북한 내 권력서열 2위로 자리매김한 장성택 부위원장마저 대장 계급을 달고 군부권력의 색깔까지 입은 점도 북한의 군국주의가 더욱 공고해지거나 적어도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보탠다.

장성택 부위원장은 김정은 부위원장과 군부 사이의 권력 조율 작업에도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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