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고승덕 의원의 돈봉투폭로 이후 여권 내에서 자성론이 일고 있다. 돈봉투 전당대회가 과거에도 공공연한 비밀이었으며 당 차원에서 대국민 사과를 할 필요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돈봉투 사건이 선관위 디도스공격과 이명박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등과 연계될 경우 파급력이 더 커져 한나라당의 쇄신과 공천작업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명진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 "공공연한 비밀이긴 비밀인데 다 알고 있었다. 오래 전부터 관행"이라며 "터질 만한 거 터진 건데 없던 거 터진 것도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도 이게 뭐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했다.

인 전 위원장은 비례대표 공천과정에서 돈이 오간다는 소문과 관련해서도 "옛날에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 최근에는 아주 은근하게 아무래도 "비례대표도 이런 돈과 관련이 있다" 이런 소문이 지금 계속해서 1년 내내, 4년 내내 이런 소문이 끈질기게 돌아다닌다"면서도 "증명할 길은 없다"고 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과거 대표 경선과정에서 간간이 들리던 소문이 현실로 드러났다"며 "비대위는 사건이 발생했기에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사건이 (쇄신작업에) 어떤 여파를 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성영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한나라당이 저지른 일인데 피한다고 되겠는가"라며 철저한 대응을 강조하고 "쓸데없는 생각들을 버리고 돈봉투 사건에만 집중해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성린 의원은 트위터에서 "한나라당 인적쇄신 정책쇄신하기도 바쁜데 자꾸 일이 터져 답답하다"면서 "이 어두운 터널을 잘 뚫고나가면 빛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한나라당 황영철 대변인은 YTN라디오 '강지원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지금이라도국민께 사과를 드리고 싶다"면서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다음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서 여러 가지 상황을 짚어보고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변인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의 논의를 보다가 검찰수사 의뢰로 의결한 것을 보면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이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라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며 당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황 대변인은 "현재 상황으로는 (돈봉투 사건이) 한나라당의 지지도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며 "비대위는 이 부분에 대해 국민이 원하는 만큼 쇄신을 이루고 깨끗한 정당으로 거듭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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