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유력한 대권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은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정치 참여는 열정을 갖고 계속 어려운 일"이라며 "이겨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날 출국하기 앞서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어떤 선택이 의미가 있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인가 균형을 잡고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푸른 셔츠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공항에 도착한 안 원장은 "대권 행보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아니다. 오늘 기자분들이 공항패션에 대해 취재하러 오신 것인줄 알았다"라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정치 참여에 대해 그는 "국민의 기대가 무엇인지 파악하는게 중요하다. 국민의 기대사항은 단순하지 않고 복잡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를 그만 둘때는 바이러스를 이미 오래 연구해서 열정을 갖고 잘 할 수 있다고 확신한 데다가, 바이러스 분야는 사람이 없지만 의사들은 많아 쉽게 결정을 내렸지만 정치 참여는 다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정치는 많은 분이 하고 있는데다가 이전에 내가하는 일과 좀 다른 것 같다"며 "정치에 대해서는 '게스워크'(guesswork, 짐작)만 하고 있다. 상상밖에 방법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과 정치참여에 대해서 "우선 제가 결정이 되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지 결정을 안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냐"고 부정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는 말에 그는 "아직 정치에 발을 디딘 사람이 아니라서, 여론조사에 대해 개인적으로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출장에서 (정치 참여)를 고민하지 않는다. 정치에 대해 고민을 하려면 워싱턴으로 가지 않겠는가"고 강조했다.

정치권에 대한 쇄신 바람에 대해 "아직 진정성을 느끼기에 이르다"며 "쇄신 노력이 평소보다 쎈 데, 국민이 원하는 바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정치권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성 정치권에 대해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바뀔 것이라는 열망을 갖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움이 밀어닥칠텐데, 이제는 내부에서 힘이 합쳐 외부와 싸울 때"라고 주문했다.

4월 총선과 관련해서는 "국민의 의사가 정말 정직하고 확실하게 반영될 수 있는 민주주의의 꽃인 만큼, 많은 것이 바뀌고 좋은 쪽으로 변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9일 에릭 슈미츠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만남을 갖고 11일에는 시애틀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특히 그는 빌 게이츠 MS 창업자에게 기부 재단에 대한 조언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분이 기부를 처음 시작할 때 고민도 많고 시행착오도 많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 시행착오들을 들으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귀국 한 뒤 1월말에서 2월 초에 구체적 형태로 기부 재단 관련 발표를 할 것"이라며 "발기인 대회 형식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와 두 번째 만남이라고 밝힌 그는 "예전에 뉴욕 월드이코노믹포럼에서 봤는데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아마 기억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릭 슈미츠 구글 CEO와 만남과 관련해 그는 "구글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구글과 많은 협력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구글의 생각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리콘 밸리의 생태계도 많이 궁금하다. 거기서 살았지만 워낙 빨리 바뀌니 3~4년 전보다 많이 바뀌었을 것"이라며 "일련의 생태계들이 유지되는 데 어떠한 노력을 하는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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