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반도체 1위 업체 인텔이 스마트폰으로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모토로라, 레노보 등과 손을 잡은데 이어 스마트폰 1위 업체 삼성전자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 2012'에서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업체 인텔의 폴 오텔리니 최고경영자(CEO)와 1시간 가량 만나 스마트폰 사업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이 사장은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신종균 사장과 함께 인텔 전시관을 방문했다. 이 사장 일행은 전시관을 둘러본 뒤 폴 오텔리니 회장 등 인텔측 고위 인사들과 회의를 가졌다. 회의는 총 1시간을 넘길 정도로 길어졌다.

업계는 인텔이 자사의 스마트폰용 칩셋을 삼성전자 단말기에 탑재해달라는 요청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텔리니 회장은 이번 CES 2012에서 스마트폰용 칩셋을 소개하면서 향후 인텔의 미래가 스마트폰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은 구글이 지난 해 인수한 모토로라, 중국 업체 레노보 등과 손을 잡았지만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폰에 자체 생산한 칩셋과 퀄컴의 제품들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특정 업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채용하고 있어 인텔 칩 역시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1시간여의 회의를 마친 뒤 이재용 사장은 오텔레니 회장과 함께 인텔 칩을 넣은 스마트폰의 시연 장면을 지켜봤다. 회의실에서 스마트폰과 관련한 각종 전략적 협의가 오갔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인텔 전시관을 나서며 최지성 부회장은 오텔리니 회장에게 "다음달 스페인에서 열리는 통신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다시 만나자"는 인사로 화답해 이미 두 회사가 모종의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세계 반도체 1위 업체인 인텔이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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