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탱크' 최경주(42ㆍSK텔레콤ㆍ사진)에게 하와이는 역시 '약속의 땅'이다.

13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ㆍ7068야드)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첫날 5타를 줄여 일단 공동 2위에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그래엄 델라에(캐나다)가 7언더파를 몰아치며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해 '무명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해 12, 14, 16번홀에서 버디를 솎아내며 차근차근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다음 홀인 18번홀(파5) 버디로 곧바로 '바운스백'에 성공했고, 막판 7, 9번홀에서 다시 징검다리 버디를 더했다. 드라이브 샷이 다소 흔들렸지만 78%의 그린적중률을 보인 아이언 샷이 동력이 됐다. 29개의 퍼팅으로 그린에서도 호조를 보였다.

최경주에게는 2008년 우승했던 달콤한 기억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지난주 2011시즌 투어 우승자들만이 출전한 현대토너먼트 최종일 8언더파를 몰아치며 '톱 5'에 진입해 자신감도 더했다. 최경주 역시 "바람이 강하지 않아 플레이하기 편했다"면서 "컨트롤 샷이 특히 위력을 발휘했다"고 만족했다. 오전조로 일찌감치 경기를 마친 뒤에는 연습장으로 달려가 다시 샷 감각을 조율하는 등 우승을 향한 강력한 의지도 곁들였다.

최경주와 동반플레이를 펼친 이시카와 료(일본)는 반면 1오버파를 쳐 '구름갤러리'를 실망시켰다. 일본 기업이 타이틀스폰서를 맡은데다가 일본인들이 많이 사는 하와이지역이라 이시카와를 응원하는 갤러리가 모여들었다. 이시카와는 그러나 이글 1개에 버디 2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의 요란한 스코어카드를 작성하며 공동 80위(1오버파 71타)에 그쳤다.

선두권은 칼 페테르센(스웨덴)이 공동 2위 그룹에 합류해 추격전에 불을 지피고 있는 양상이다. '개막전 챔프'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도 후반에만 4타를 줄이는 뒷심으로 공동 5위(4언더파 66타)에 포진해 '개막 2연승'을 위한 단단한 베이스캠프를 마련했다. 세계랭킹 7위 웹 심슨(미국)이 이 그룹에 합류했고, '미국의 희망' 키건 브래들리도 공동 17위(3언더파 67타)로 '우승사정권'이다.

한국의 '루키군단'은 예상대로 '아이돌스타' 노승열(21ㆍ타이틀리스트)의 출발이 좋다.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내 데뷔전 첫 라운드에서 공동 5위에 진입하는 깔끔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일본의 상금왕' 배상문(26ㆍ캘러웨이)은 공동 30위(2언더파 68타)다.

재미교포 리처드 리(25)는 반면 공동 64위(이븐파 70타), 강성훈(25)과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3ㆍ한국명 이진명), 재미교포 존 허(22ㆍ한국명 허찬수)는 공동 100위(2오버파 72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케빈 나(29ㆍ한국명 나상욱ㆍ타이틀리스트)는 공동 138위(5오버파 75타)의 난조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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