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4대그룹이 시스템통합(SI)과 광고, 건설, 물류 분야에서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중단하고, 독립 중소기업에게 경쟁입찰 기회를 주기로 했다.

김순택 삼성 부회장과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 강유식 LG 부회장, 김영태 SK 대표이사 사장 등은 16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자율적인 공생발전 계획을 밝혔다. 그룹별 세부 실천내용은 이날 오후 발표된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그룹 소속사에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계열사간 수의계약으로 그룹내부에서 거래해 오던 관행이 개선됐다"며 "경쟁 입찰을 통해 독립 중소기업에게 똑같은 기회를 준다는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생하는 생태계를 만드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4대그룹을 시작으로 경쟁입찰 유도를 30대 그룹까지 확대시킨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연말 Economist 지에 나온 기사를 인용, "46개 국가의 국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업기회가 있다고 느끼는지를 물어봤는데 우리나라는 46개 국가 중 45번째로 최하위였다"며 "사업기회가 열려 있어야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고, 역동적인 경제·지속적인 경제성장도 담보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4대그룹이 앞장서 중요한 결단을 해준 만큼 30대 그룹도 이런 방안이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상반기 중 대기업-계열사 간 계약방식에 관한 모범거래기준을 마련해 그룹별 자율실천을 유도할 계획이다.


지연진 기자 gyj@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