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70% 이상이 음주를 즐기고 있으며, 폭음하는 비율은 6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한 자리에서 소주 1병 이상을 마시는 고도위험 음주자도 전 인구의 26.1%나 된다.

이러다 보니 음주로 인한 의료비, 조기사망, 생산성 감소 등 사회·경제적 손실 비용이 2006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23조4400억원)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초 알코올 중독 치료에 효과적인 기능성 쌀이 개발돼 눈길을 끌었다. 농림수산식품부 소속기관인 농촌진흥청이 동물실험을 통해 자체 개발한 흑찰거대배아 쌀 '밀양263호'가 바로 그것이다.

밀양263호는 농진청이 자체 개발한 쌀로 조생흑찰과 거대배(씨눈이 매우 큰 쌀) 찹쌀을 인공 교배한 품종이다. 흑미와 찹쌀, 거대배아 쌀의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



실험 결과, 일반 사료를 먹인 생쥐는 실험 시작 10일 이후 평균 알코올 섭취량이 11.0g/kg으로 41% 늘어난 반면 밀양263호를 먹인 경우는 3.8g/kg으로 5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발아시킨 밀양263호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10일 이후 평균 알코올 섭취량이 2.4g/kg으로 65% 감소했다.

밀양263호에는 기존에 혈압 조절과 신경안정에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가바 성분이 일반쌀에 비해 9배(34mg/100g), 발아현미에는 22배(88mg/100g) 함유돼 있다.

이 외에도 밀양263호에는 항산화 활성이 우수한 안토시아닌, 화장품 재료로도 사용되는 감마 오리자놀을 비롯해 무기성분인 칼슘, 마그네슘, 철 등이 다량 함유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진청은 밀양263호를 알코올 중독 치료용 조성물로 특허 출원했으며, 종자 증식을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전혜경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임상 동물실험을 통해 재료의 가바(GABA) 함량과 비례해 알코올 섭취 감소가 관찰돼 흑찰거대배아 쌀(밀양263호)에 포함된 가바 성분이 알코올 중독 치료에 중요한 후보물질 중에 하나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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