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나대박(가명)씨는 새해 들어 정치테마주들이 잘 나간다는 얘기에 박근혜 테마주로 꼽히는 대유신소재를 과감히 매수했다. 1월 2일과 3일 이틀 연속으로 조정 받았으니 가격 메리트까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나씨가 매수하자마자 4일 대유신소재 주가는 3.21% 올랐다. 하지만 쾌재를 부른 것도 잠시였다. 5일 장종료 후 공시가 하나 떳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행사로 128만여주의 신주가 상장된다는 내용이었다.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주당 1553원. 당시 주가의 절반 수준이었다. 공시 다음날인 6일 5.54% 떨어진 대유신소재는 이튿날인 9일엔 10.66%나 밀렸다. 가뜩이나 불안한 수급에 정치테마주에 대한 감독당국의 단속 발표까지 겹친 결과였다.

새해 들어 유상증자 물량이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주식 전환으로 인한 추가상장 물량으로 인해 잘나가던 주가가 급락반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정치테마주나 바이오테마 등 급등주의 경우, 추가상장 물량과 맞물려 급락반전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추가상장 공시는 147건에 달했다. 이중 일부는 몇천주에서 몇만주 수준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지만 일부는 몇백만주 단위가 상장되면서 주가 급락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난 13일 장종료 후 CB 전환으로 32만여주, BW 행사로 12만주 가량이 추가상장된다고 공시한 바이넥스가 대표적 예다. 줄기세포 신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한 바이오테마주의 동반상승에 편승해 13일까지 이틀 연속 상승했던 바이넥스는 공시 직후 열린 16일 장에서 9.29% 급락마감했다. 이날은 18일 추가상장 예정이었전 주식들이 공매도로 나올 수 있는 날이었다. 추가상장 당일인 18일에도 바이넥스는 4.49% 추가 하락했다.

12일자로 BW 행사 물량이 각각 100만주와 79만여주가 상장된 네오퍼플과 유진기업도 공시 직후와 상장일 직전(공매도 가능일) 하락세를 보이며 이를 인지하지 못한 투자자들을 당혹케 했다.

여러차례 추가상장 공시를 내며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한 종목들도 있다. 새해 첫 거래일인 2일부터 추가상장 공시를 낸 좋은사람들은 19일까지 모두 세차례나 추가상장 공시를 했다. 이로 인한 추가상장 물량은 총 60만주에 육박한다.

우리들생명과학은 이달 들어서만 모두 다섯차례나 추가상장 공시를 했다. 모두 BW의 신주인수권 행사로 인한 것인데 9일 84만여주 추가상장 공시를 시작으로, 10일 96만여주, 13일 159만여주, 18일 71만여주, 20일 70만여주나 추가상장된다고 공시를 했다. 불과 열흘동안 480만주가 넘는 물량이 늘어난 것. 주당 신주발행가는 액면가인 500원으로 첫 공시 직전인 9일 종가 1065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이었다. 연이틀 대규모 추가상장 공시가 나간 직후인 11일 우리들생명과학 주가는 하한가인 880원으로 급락하며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추가상장 공시는 증자나 CB 전환, BW 행사 등을 통해 사전에 알 수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이 미리 챙긴다면 손실을 피하고 추가수익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한 전문가는 "추가상장 공시는 장종료 이후에 나오지만 공시 성격 자체가 증자 등의후속 조치 성격이므로 일정만 잘 체크한다면 언제 물량이 나오고, 공시가 나오는지 사전에 알 수 있다"며 "대규모 물량이 나오기 직전 일부 물량을 정리하거나 단기급락을 이용한 저가매수 전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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