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패턴이 1년 이상 장기 투자로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10년이상 장기채권 및 유전개발 펀드 등 초장기 투자 수요가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시중은행 정기예금 중 투자기간 1년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초 26.8%에서 11월말 24.6%로 2.2%P 줄었다. 이 기간 정기예금으로 유입된 자금 72조8000억원 중 91%에 달하는 66조3000억원이 1년 이상 장기투자로 몰려 뚜렷한 장기투자 선호현상을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두드러졌는데 삼성증권이 30억 이상 자산가의 금융상품 보유 순위를 조사한 결과 국채가 8309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 중 10년이상 장기채 비중이 84.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이 지난해 8월 중순 출시해 현재까지 1조6000억원이 몰린 '골든에그 어카운트'의 경우도 고객들의 편입 자산 중 10년 이상 채권 비중이 42.7%에 달했고 특히 만기 20년 국고채에만 2850억원이 몰렸다.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조완제 팀장은 "향후 한국도 선진국처럼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며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확정 수익을 조기 확보하려는 초 장기 투자가 늘고 있다"면서 "이 외에도 만기 15년에 연 10%수준의 수익을 예상하는 유전개발펀드도 최근 고액자산가 문의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유전개발 펀드의 경우 5년 만에 판매가 재개된 데다 초장기채가 인기를 끌며 최근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대체 투자수단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증권이 연초 프라이빗뱅커(PB)들을 대상으로 유전개발 펀드에 대한 상품수요조사를 한 결과 1000억원 정도가 투자 대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증권의 'ANKOR 유전개발펀드'의 경우 한국석유공사 소유의 미국해상 유전 광업권(29%)에 투자해 분기별 원유 생산실적에 따라 원금과 이익금을 15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는 구조로 돼 있다. 수익에 대해 분리과세 혜택도 있어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보험사나 연기금의 장기물 채권 수요를 고려해 올해 9월 1조6000억 규모의 30년만기 국고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어 안전 투자의 초 장기화는 트렌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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