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29일 "정치가 경제를 우습게 보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 며 정치의 과도한 시장개입에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한나라당 내의 경제민주화 추진과 이날 민주통합당의 '재벌세 도입' 등 재벌개혁에 대한 강한 드라이브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정 전 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경제는 대충 굴러가는 것이 아니다"면서 "특히 정치인이 정치적 계산으로 개입하면 할수록 꼬이는 것이 경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교역량 기준으로 세계 9위이며 우리 경제와 세계 경제는 수십 만 개의 신호등에 의해 움직이는 교통의 흐름과 같이 무질서해 보이는 가운데에도 정밀한 시스템으로 작동한다"면서 "정치인 한 두 사람이 경제를 잘 해보겠다면서 이 신호등을 대신해서 수신호를 하겠다고 하면 곳곳에서 대형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요즘 대기업들의 일부 행태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그것은 자업자득인 면이 있으며 당연히 시정되어야 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세계경제가 어렵고 1·4분기 우리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질 것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제가 더 위축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현재의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우리 모두는 당연히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의 역할은 무엇인지 자문(自問)해본다. 그 대답은 먼 곳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경험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면서 정치가 경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상의 방책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를 우습게보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일반적으로 경제의 위험 가운데 하나인 비체계적 위험(unsystematic risk)은 불필요한 위험이며 일종의 인재(人災)라면서 요즘과 같이 정치가 불안정하면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여기서 발생하는 위험들이 비체계적 위험이라고 했다.

정전 대표는 비체계적 위험의 대표적인 예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으면서 "자신이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했지만 당시 시장은 노 대통령의 이러한 생각 자체를 불확실성의 원천으로 보았다"고 했다. 또한 정치 때문에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은 대표적 사례로 제2의 6.25라고 불렸던 IMF 사태를, 정치가 경제를 망친 극단적인 사례에 대해서는 북한을 각각 꼽았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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