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부산 사상구에 출마하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야권의 대통령 후보로까지 나설 것인가. 잠재적 대선후보로서 존재감을 과시해왔던 그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과의 지지율 격차를 빠르게 좁혀 나가며 일부 조사에서는 추월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서치뷰가 지난 27~29일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이사장은 대선후보 다자 대결 시 25.3%의 지지율로 22.7%를 얻은 안 원장을 따돌렸다. 다자대결에서 문 이사장이 안 원장을 제친 여론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 이사장은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도 29.3%를 차지해 27.9%에 그친 안 원장을 눌렀다. 27~28일 매일경제ㆍ한길리서치 조사에서도 문 이사장은 16.1%를 얻어 19.4%를 차지한 안 원장을 오차범위 내의 격차로 추격하는 모습이었다.
　
문 이사장의 상승세는 야권의 불모지인 부산 지역 출마와 통합을 주도한 정치적 활동 등 문 이사장의 경쟁력 강화와 안 원장의 소극적인 정치 행보, 야권 내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그동안 정치와 거리를 두다가 작년 말부터 야권 통합에 주도적 역할을 한 점과 4월 총선에 적지인 부산 출마 선언을 한 점을 대중들이 높게 평가해주신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 관계자는 "얼마 전 출연했던 '힐링캠프'에서 솔직한 면모를 보인 점도 지지율 상승의 계기로 작용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이사장의 상승세에 대해서는 해석과 전망이 분분하다. 문재인 본인의 경쟁력보다는 경쟁자인 안 원장이 정치 참여 여부에 대해 모호한 태도로 일관해 대중이 피로감을 느껴 그 반사이익을 본 점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안 원장이 미국 출장 후 정치권과 거리두기를 하면서 야권에서 안 원장과는 연대하기 어렵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며 "대중들의 기대가 안 원장에서 문 이사장에게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4월 총선 전까지 계속 상승하겠지만 외부의 영향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문 이사장은 총선의 당선 여부와 부산ㆍ경남(PK)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지 등 계속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며 꾸준한 상승세를 점쳤다. 신율 명지대 교수 역시 "문 이사장의 경우 안 원장을 지지했던 중산층의 표를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총선 전후 대선주자들의 행보와 그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원장이 재단 출범을 전후해 정치 참여 여부를 결정하거나 손학규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 등 대권주자들의 반등 시도, 총선에서의 PK 성적이 문 이사장의 지지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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