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가 7일 현재 당의 공천심사 과정이 2008년 친박(친박근혜)계를 대거 낙천시킨 '공천학살'과 유사하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이 주장하고 "(2008년) 당시 공심위를 포함해서 공천과정이 특정 계파를 중심으로 움직여서 결국 친박 학살로 나타났다"면서 "그래도 그 때는 친박인 강창희 의원이 공심위에 포함돼 있었고 최고위원회의에도 친박 최고위원 세 분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그런 배려도 없다. 위험한 수준이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이어 "비상상황을 명분으로 해서 반대세력을 몰아내는 공천학살을 하면 안된다"고 거듭 주장하고 "친박이든 친이(친이명박)든 경쟁력이 있는 사람에게 공천을 주어야지, 선거후 비판세력을 없애겠다는 생각에서 공천을 하면 결국 당도 어려워지고 그것을 주도한 사람도 망하게 된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공천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되어야 하는데 벌써 살생부가 돌아다니고, 사무처의 자료가 언론에 나가고 하는 것이 심상치 않다"면서 "공천에서 떨어지더라도 출마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는다고 하는데 이것은 벌써 공천이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비판받은 이유가 소통을 안 하고 정치를 무시하고 잘못해도 사과 안하는 점"이라며 "그런데 비대위가 이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 공천을 무기로 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막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도 했다.

정 전 대표는 "인적 쇄신이나 정책 쇄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내 민주화"라고 전제, "그러나 비대위는 지금 거꾸로 가고 있다"며 "중요한 문제에 대해 소통하지 않고 밀어붙이면서 쇄신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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