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한국과 카타르가 정상간 '핫라인(긴급연락망)'을 만들기로 했다. 양국간 협력을 위한 고위급 실행기구를 구성하는 한편 정상들이 주요 협력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다.

카타르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수도 도하의 에미르디완 왕궁에서 셰이크 하마드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양국 정상은 가스와 원유, 건설 등에 국한된 양국간 협력을 과학, 군사·안보, 스포츠, 녹색성장, 문화 등 사실상 모든 분야로 확대키로 했다. 또 양국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는 고위급 전략협의체(한·카타르 전략협의체)를 구성해 이 같은 문제들을 논의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2022년 도하 월드컵 관련 시설과 신도시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제3국이 발주하는 대형 프로젝트에 양국이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에도 의견을 모았다.

하마드 국왕은 "양국간 전면적이고 전략적인 협력이 이뤄지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면서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대통령과 내가 직접 (협력의) 진행 상태를 보고받고 실질적인 열매가 나오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실질적 역할을 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며 "시기적으로 대단히 적절한 제안"이라고 공감했다.

하마드 국왕은 카타르의 '국가비전 2030'계획과 관련해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하루빨리 만들어야겠다. 교통, 인프라 건설, 미래 산업 등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사막의 나라를 미래의 산업 선진국가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압둘 라흐만 카타르 도시계획부 장관을 만나 카타르가 추진 중인 루사일·유사이렙 등 신도시 개발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식 요청했다. 루사일 신도시 프로젝트는 카타르의 대표적인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부지공사 비용만 50억달러에 이른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700억달러 규모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관련 시설 건설에도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를 희망했다.

라흐만 장관은 "빌딩, 학교, 병원, 도시계획, 지능형교통체계(ITS) 등의 분야에도 한국 회사들이 참여할만한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얼마든지 있으니 한국 기업들이 많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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