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옵션만기 변수도 무난히 소화하면서 증시 2000선 안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유동성 랠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국내자금 역시 대기 중이라 외국인의 매수 탄력이 약화돼도 수급의 버팀목 돼 줄 것이라는 평가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까지 '유동성 모멘텀'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014년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가운데 오는 29일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 최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고용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을 유지해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2월 말 추가 LTRO에 이어 3월 말에는 1분기 경기둔화 양상을 확인한 미국 연준이 QE3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4월 말부터는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도 커지면서 외국인 유동성의 추가 유입이 가능한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자금도 투자확대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개인은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7조원어치 이상을 팔아치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유입을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8일 기준 20조3793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3조원 가까이 늘었다. 갈 곳을 찾지 못한 부동자금도 증가세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42조3268억원으로 올들어 3조7000억원 이상 늘었고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은 69조5737억원으로 16조4000억원 증가했다.

국내자금과 외국자금의 순매수는 정확히 반대로 물고 물리며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국내자금은 경험적으로 ▲외국인이 지수를 이미 끌어올린 후 업종 내에서 싼 종목을 골라 살 때 ▲주가가 저점대비 20~30% 올라왔을 때 ▲실물이 돌아서는 모습을 보일 때 적극 매수에 나서왔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들어 8조6000억원이 넘는 외국인 순매수 가운데 프로그램과 연계된 물량이 85%를 웃도는데, 대부분 헤지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으로 추정돼 단기 모멘텀 플레이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했을 때 돌아설 수 있는데 이때 국내자금이 수급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자금은 저가에 매수하고 오르면 차익실현에 나서는 전형적인 박스권 매매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외국인의 매수 탄력이 줄어도 증시 수급이 무너지는 패턴보다는 각 투자주체들이 주거니 받거니 번갈아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패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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