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위창수(40)의 '대역전패'다.

위창수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골프링크스(파72ㆍ6816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총상금 640만 달러) 최종일 3타 차 선두에서 출발했지만 이븐파에 그쳐 결국 2위(15언더파 271타)로 밀렸다. 필 미켈슨(미국)이 그동안 8언더파를 몰아치는 '폭풍 샷'을 앞세워 오히려 2타 차의 낙승(17언더파 269타)을 완성했다.

위창수는 첫 홀인 1번홀(파4) 더블보기로 출발부터 불안했다. 5, 6번홀에서 연속보기까지 쏟아내 6개 홀에서만 4오버파, 마지막날 선두로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하는 중압감이 크게 작용하면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위창수에게 6타나 뒤졌던 미켈슨은 반면 6번홀(파5) 이글에 버디 3개를 보태는 초반 스퍼트로 6개 홀에서만 5타를 줄이며 일찌감치 승부를 뒤집었다. 위창수에게는 이후 5개의 버디(보기 1개)로 2위를 지켰다는 게 위안거리다.

미켈슨은 후반 13, 14번홀의 연속버디에 이어 18번홀(파5) 버디로 확실한 '팬서비스'까지 곁들였다. 93%의 페어웨이안착률을 보인 위력적인 드라이브 샷이 동력이 됐고, '컴퓨터 아이언 샷'이 매 홀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26개의 퍼팅으로 그린에서도 훨훨 날았다. 1998년과 2005년, 2007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4승째를 수확했고, PGA투어 통산 40승째다. 우승상금이 115만2000달러다.

미켈슨에게는 같은 조에서 동반플레이를 펼친 타이거 우즈(미국)의 기세를 꺾어놓았다는 의미도 더했다. 이 대회가 바로 지난해 12월 '특급이벤트' 셰브론월드챌린지 우승으로 부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우즈의 'PGA 개막전'이다. 3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치며 3위에서 최고의 '복병'으로 지목됐던 우즈는 그러나 아이언 샷이 난조를 보이며 버디 2개와 보기 5개로 3오버파를 치며 뒷걸음질 쳐 공동 15위(8언더파 278타)로 물러섰다.

한국(계)은 재미교포 케빈 나(29ㆍ한국명 나상욱ㆍ타이틀리스트)가 2언더파의 선전으로 공동 5위(11언더파 275타)에 자리 잡았다. 지난주 피닉스오픈에 이어 2주 연속 '톱 5'에 진입하는 상승세다. 리처드 리(25)가 공동 15위,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2ㆍ한국명 이진명ㆍ캘러웨이) 공동 25위(6언더파 280타), 존 허(22ㆍ한국명 허찬수) 공동 35위(4언더파 282타), 배상문(26ㆍ캘러웨이) 공동 61위(1오버파 287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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