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안철수연구소(이하 안랩)가 최근 일각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1999년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은 사실무근이며 오히려 당시 대표였던 안철수 서울대 융학과학기술대학원장이 불이익을 감수하고 BW 발행 가격을 외부전문기관의 평가액보다 높게 결정했다는 것이다.

15일 안랩은 판교 사옥에서 설명회를 열고 1999년 BW를 저가 발행했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날 안랩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기인 전무는 "BW 발행 가격은 주당 5만원으로 당시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받은 주식 평가액 3만1976원보다 높은 가격"이라고 밝혔다.

김 전무는 "BW 발행가격은 외부전문기관으로부터 주당 3만1976원으로 평가 받았지만 당시 안철수 대표가 불이익을 감수하고 5만원으로 발행하자고 입장을 밝혀 5만원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주식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주주의 총수가 법인 포함 6명으로 장외거래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 전무는 "당시 안랩에 투자하고 있는 창투사들이 기업공개 후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지분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고 그것이 BW 발행이었다"며 "1999년 10월 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발행을 결의했고 외부전문기관의 평가를 반영해 이보다 높은 가격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이어 "인수 시점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적정가격은 발행시점에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수 시점을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또한 안랩은 BW 행사 가격이 1710원이 된 것은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랩에 따르면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은 상장을 앞두고 공모 주식 수를 늘려 적정 유통주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김 전무는 "BW 발행 후에 전환가격을 조정하는데 금융감독원의 발행공시가이드에 따라서 행사 가격을 정한 것"이라며 "당시 주권비상장법인에 적용되는 방식으로 적절하게 책정했다"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5만원으로 발행했으나 적절한 과정을 거쳐 행사 가격이 1710원이 됐다는 것이다.

안랩은 배임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BW 발행은 주주총회에서 의결했고 당시 외부 전문기관의 주식 평가액인 주당 3만1976원 보다 높은 가격인 5만원에 발행했으므로 주주 및 회사에 손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랩은 또 안철수 원장이 BW 발행과 관련해 2002년경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일부 보도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원장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검찰 조사는 물론 소환 요청조차 받은 일이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안랩 측은 이 문제는 전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강용석 의원의 의혹 제기와 고발에 대해서는 대응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인 전무는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설명에 나선 것은 안철수 원장과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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