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강남 3구내 아파트가 법원 경매를 통해 반값에 낙찰됐다. 이어 반값에 낙찰될 아파트가 속속 등장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경매시장의 침체 뿐만 아니라 일반 매매시장에서의 침체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21계에서 열린 경매에서 서초구 서초동 서초트라팰리스(전용면적 133.05㎡)가 감정가 14억 원의 52.2%인 7억3010만원에 낙찰됐다고 16일 밝혔다.

서초트라팰리스는 2005년 12월 준공된 257가구 3개동으로 이뤄진 주상복합아파트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현재 이 아파트의 시세는 12억~13억원 사이다.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같은 면적의 다른 아파트가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고가의 아파트의 저가 낙찰 사례는 이전에도 발생했다. 하지만 임차인의 보증금을 인수해야 하거나 유치권 또는 대지권 미등기에 따른 추가 인수금액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다. 이에 이번 사례가 경매시장 침체의 바닥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이례적인 사례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에 낙찰된 서초트라팰리스는 4억9000만원의 임차보증금이 신고됐다. 하지만 임차인이 낙찰대금에서 최우선 배당을 받아 낙찰자의 추가부담이 없다.

또한 임차인이 보증금을 배당받기 위해 낙찰자로부터 집을 비웠다는 명도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이에 명도부담도 없는 인기 물건으로 분류된다.

수도권 외곽지역뿐만 아니라 강남3구에 속하는 서초구에서도 반값 낙찰 사례가 나타나자 이 같은 현상이 일회성에 그칠지 후속 사례가 나타날지 업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초트라팰리스 아파트가 반값에 낙찰된 14일에는 같은 지역 유명 주상복합인 아크로비스타(전용면적 205.07㎡) 아파트가 감정가 27억원의 64.8%인 17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1월에는 송파구의 주상복합아파트인 롯데캐슬골드(전용면적 166.7㎡)가 감정가 19억원의 57.9%인 11억50만원에 낙찰됐다. 두 아파트 모두 낙찰자의 추가 부담이 없는 경매물건이다.

남승표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남 3구에는 2회 또는 3회 유찰된 우량 물건들이 다수 있어 이들의 결과를 보면 가격 하락의 지속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매시장은 일반 매매시장의 선행시장이라는 점에서 매매시장의 침체도 계속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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