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주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지역 내 경제 성장을 낙관한 반면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견해를 보였다.

글로벌 대형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글로벌마켓 부문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2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12년 아시아 CFO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 호주, 중국, 인도,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CFO 46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4분기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안성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한국대표는 “아시아지역 CFO들은 10점을 기준으로 역내 경제 현황에 대해서는 6.4점을 준 반면 세계 경제 현황에 대해서는 현저히 낮은 4.7점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지역 CFO들은 올해 유럽 부채위기와 미국경제의 저성장 등 글로벌 경제 위협요인으로부터 자국 경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아시아지역 경제가 이러한 리스크 요인으로부터 영향받지 않을 전제 조건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을 들었다.

아시아지역 전체적으로 CFO들은 신중한 견해를 보여 32%만이 올해 자국 경제의 GDP가 증가할 것을 예상했고 27%는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 기업 CFO들은 한국 경제에 대해 평균 6.0점으로 평가해 2012년 각국별 GDP 성장률을 가장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한국 기업 CFO들은 유럽 부채위기, 미국 재정적자, 유가, 중국 경제 둔화의 영향, 자산버블 등을 우려할 점으로 꼽았다. 대기업 중심의 해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됐다. 그러나 국내적으로는 실업률, 인건비, 세금, 신용 가용성, 국내 정치 등 다양한 재무적 우려사항에 대해 기타 아시아 지역 응답자보다 낮은 점수를 주어 상대적으로 우려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 대표는 “한국은 거시경제적 펀더멘털이 아직 건재하며 전세계적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유망한 지역이지만 유럽 부채위기와 미국 경제상황 등에 따른 국내 불확실성이 커지고 성장 전망도 약화됐다”면서 “이는 한국이 글로벌 경제의 변동 요인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지역 CFO들의 58%는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에도 올해 기업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CFO들은 매출 증가를 예상한 비율이 60%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그보다 적은 42%만 수익성 개선을 전망했다. 이는 아시아 전역에 걸쳐 가장 크게 벌어진 격차이며 한국 기업들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수익성을 포기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BOA메릴린치 측은 분석했다.

한편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기업의 CFO 중 64%는 전통적 수출시장인 미국과 서유럽의 수출이 감소한 반면 아시아 시장 내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의 37%는 올해 자금조달 필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기타 37%는 동일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았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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