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홍명보호가 중동의 거센 모래바람을 뚫고 7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관련해설: '오만 징크스'도 막지 못한 홍명보호의 위업)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2일 밤(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 오만과의 원정 경기에서 남태희(레퀴야), 김현성(서울), 백성동(주빌로 이와타)의 연속골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최종예선 성적 3승2무(승점11점)로 2위 오만(2승1무2패, 승점7점)과의 격차를 벌리며 다음 달 14일 카타르와의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조 1위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보했다.

4-2-3-1의 한국은 김현성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서고 김민우(사간도스)가 공격형 미드필더 겸 섀도스트라이커로 뒤를 받쳤다.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남태희가 좌우 날개를 맡고 중원은 박종우(부산)와 한국영(쇼난 벨마레)이 책임졌다. 포백(4-back) 수비는 왼쪽부터 윤석영(전남), 김영권(오미야), 홍정호(제주), 오재석(강원)이 포진하고 골문은 이범영(부산)이 지켰다.

한국은 경기 시작 30초 만에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수비 진영에서 홍정호가 길게 넘긴 패스를 김현성이 머리로 떨어뜨렸다. 문전에 있던 김민우가 상대수비와 볼 다툼을 벌이다 뒤로 흘린 공을 남태희가 그대로 차 넣으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그러나 홈팀 오만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오만은 전반 중반부터 서서히 반격을 개시했다. 공격 진영에서 짧은 패스로 수비를 괴롭히며 두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선보였다.

한국은 전반 26분 골키퍼 이범영이 볼 처리를 빨리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간접 프리킥을 내주며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키커로 나선 알 하드리의 강력한 슈팅이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가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위기는 한 번 더 찾아왔다. 전반 30분 김현성이 무리한 백태클을 시도하다 경고를 받자 심판 판정에 불만을 보이던 김태영 코치가 거세게 항의했다. 심판은 지체 없이 김태영 코치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위기를 잘 넘긴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김영권이 날린 회심의 왼발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리드를 잡고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7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올라온 프리킥을 김현성이 머리로 넘겨줬고 뒤에 있던 남태희가 날카로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홍명보 감독은 부상으로 잠시 주춤한 남태희를 대신해 백성동을 투입했다. 곧바로 추가골이 터졌다. 후반 22분 미드필드 왼쪽 진영에서 박종우가 올린 프리킥을 김현성이 백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교체 투입된 백성동이 후반 28분 쐐기골까지 성공시키며 상대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흥분한 오만 관중들은 경기장에 물병을 던지고 폭죽을 터뜨리는 등 화풀이를 계속하며 경기 진행을 방해했다. 한국영이 관중석에서 날아온 폭죽 파편에 맞아 쓰러지는 불미스런 일도 발생했다.

한동안 중단됐던 경기가 재개되고 한국은 김태환(서울)을 투입하며 마무리에 들어갔다. 사기가 꺾인 오만을 상대로 10여 분간 지루한 공방이 이어졌고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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