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애플이 캘리포니아 연금공단(캘퍼스) 및 다른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사 과반수 투표제’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배당급 지급 문제 등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한 채 다양한 방안을 두고 고민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의 CEO인 팀 쿡은 23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과 만나 캘퍼스 등이 요구했던 과반수 득표를 얻는 경우에만 이사를 선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자자들은 주총에서 강제 구속력이 없지만 주주들의 과반수 이상이 찬성해야만 기존 이사들이 자리를 유지할 수 있거나 새로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이사 선출 방안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사들이 과반수 투표를 얻지 못한 경우, 자발적으로 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비슷한 제안은 지난해 주총에서도 있었지만 애플에 의해서 채택되지 않았다. 이번 이사 선임제도 변경으로 애플은 주주들로부터 너무 적은 지지를 받는 이사들의 경우 이사직을 잃게 될 수 있게 됐다.

이날 일부 투자자들은 애플에 현금 배당 또는 주식 바이백(주식을 되사주는 제도)을 요구하기도 했다. 애플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정기주총 때보다 63% 늘어나 976억 달러에 이르렀다.

쿡은 주주들에게 976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지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에 쌓여 있는 현금을 두고 “회사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돈보다도 많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당금 지급에 나서겠다거나 주식 바이백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쿡은 "이사회와 경영진은 배당 또는 주식 바이백 안에 대해 심도 깊게 고민하겠다”고 있다는 입장만 내놨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CEO로 복귀하기 전인 1995년 배당금을 지급한 이후로 배당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애플이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후,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애플은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한편 한 투자자는 애플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부채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그리스를 사들이는 것을 고민하고 있냐는 질문을 하자 “쿡은 많은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만,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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