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1970년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비즈니스의 유일한 책임은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유일한 목적은 이윤창출을 통한 주주가치의 극대화에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은 오랫동안 당연한 사실로 여겨졌다. 기업들은 자사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는 사회적 이슈나 법적인 구속력이 없는 정책에 무관심해왔다.
　
하지만 소비자가 달라지면서 기업도 변화하고 있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기부, 공익활동, 공정거래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ㆍ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주목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2%가 가격이 비슷하거나 조금 비싸더라도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했다. 소비자의 이 같은 변화에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0 기업ㆍ기업재단 사회공헌백서'에 따르면 우리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지출 금액은 2008년 2조1600억원, 2009년 2조6500억원, 2010년 2조8700억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의 사회적 활동이 CSR을 넘어 공유가치 창출(CSVㆍCreating Shared Value)로 진화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경영전략의 대가인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기업은 기업의 핵심 자원과 역량으로 이익 극대화의 기회와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 활동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던 과거의 시각에서 벗어나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한 신발회사가 고객이 한 켤레의 신발을 살 때마다 저개발 국가의 아이들에게 한 켤레의 신발을 지원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판매 첫해인 2006년에만 1만켤레가 팔려, 이 회사는 판매한 개수와 똑같은 신발을 어린이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이 같은 공익사업이 알려지면서 이 신발은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프랑스, 호주, 캐나다,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아름다운 나눔을 담은 신발이 사업경쟁력의 원천이 된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도 사랑과 나눔의 실천을 통해 사회적 책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995년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44만명에게 도움을 줬다. 올해에는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총 81억원 규모의 공익사업을 추진한다. 집배원 365봉사단의 봉사활동을 지원하고 소외이웃과 자매결연을 맺어 도움을 준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장학금도 전달한다. 사회복지전문기관과 협력활동도 펼친다. 소아암환자 치료비 지원과 다문화가정 행복스타트 프로젝트 등 맞춤형 공익사업을 전개한다. 특히 우체국의 금융상품을 통해 소외계층과 저소득층의 경제생활 안정도 지원한다.
　
많은 기업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은 미흡한 실정이다. 전경련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69.3%)은 우리 사회에 나눔의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기업이 보다 열심히 공개적으로 사회적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사회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사랑과 나눔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너무 많다. 80만명의 독거노인과 155만명의 기초생활수급자, 그리고 250만명에 달하는 장애인 등이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기업은 단순히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소극적 사고에서 벗어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희망을 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금은 황금도 아니고 소금도 아니고 지금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기업들이 기업과 사회가 공생 발전하는 사랑과 나눔을 바로 '지금' 실천하길 기대해본다.



김명룡 우정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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