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6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어 "유로존의 전반적 신뢰 회복 조짐이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포렉스라이브가 보도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회담 이래로 유럽경기가 많이 개선됐다"며 "유럽정부의 과감한 경제개혁 노력의 결과"라고 평했다. 드라기는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유로 위기 타개를 위해서는 구조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역설해왔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유로존 경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으며 이번 회담 참석자 다수가 지난해 11월 마지막 모임 이후 유로존의 상황이 상당히 변화했음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로존은 지난해 4분기에 매우 허약했지만 이제는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다소 호전되는 징후를 통해 잠정적인 안정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확신했다.

총재는 "일부 국가들에서는 가벼운 경기후퇴가 예상되지만 유로존의 전반적인 상황은 안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재는 "ECB가 시행한 3년만기 대출 프로그램(LTRO)이 은행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해 시장안정화에 기여했다"며 "2차 저금리 장기대출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LTRO 첫번째 입찰에서는 523개 유로존 은행들이 4890억달러를 대출받았고 이를 통해 신용경색 우려가 크게 줄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번째 LTRO 입찰은 오는 29일 실시된다.

유럽연합(EU) 올리 렌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유럽이 역내 채무위기 해결을 위해 자체 '방화벽'을 강화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렌 위원은 "유럽의 지도자들은 방화벽의 적절성을 재평가할 것"이라며 "이번 재평가에 시장의 난기류를 보다 잘 방지하기 위한 대출기관 강화가 포함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G20은 이날 마지막 회동을 마친 뒤 발표한 코뮈니케에서 유로존 지원을 위한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확충에 앞서 유럽이 방화벽 강화에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먼저 점검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회담 폐막 기자회견에서 "유럽은 지금까지 채무 위기에 따른 최악의 사태를 방지하는 조치들을 취해 왔지만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더욱 견고한 방화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내구성이 있는 해결책은 일관된 경제 개혁과 이를 지원하는 재정적 방화벽을 필요로 한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IMF가 보다 강력한 유럽의 재정적 방화벽을 대체할 수 없을 뿐아니라 유럽의 명확한 자체 노력 없이는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G20은 이번 회담을 통해 오는 3월1~2일 EU 정상회의에서 유럽 국가들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등을 얼마나 증액할지 점검한 뒤 IMF 재원 확충 규모와 시기 등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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