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LG 투수 박현준이 경기 조작 혐의를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 경기 조작을 수사 중인 대구지방검찰청은 2일 오전 박현준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8시간여 진행된 조사에서 박현준은 의혹을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 사건이 불거졌을 때부터 줄곧 드러냈던 결백 주장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나게 된 셈이다. 함께 의혹을 부인했던 팀 동료 김성현은 지난 28일 체포돼 1일 구속 절차를 밟았다. 박현준은 김성현과 달리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다. 대구지검 강력부는 2일 정례브리핑에서 “사안의 중대성,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 구체적인 사건의 내용 등을 따져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강제수사를 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러한 기준에서 박현준은 김성현과 차이를 보여 수사방식을 달리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박현준은 이날 오후 6시께 귀가했다.

검찰은 이날 대학야구선수 출신 브로커 김 모씨와 팀 동료 김성현 등을 구치소에서 데려와 대질 심문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박현준은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했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첫 회 고의볼넷을 허용했고 그 대가로 경기당 200~300만 원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와 가격 흥정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선수와 브로커들의 추가 조사를 통해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일부 언론들은 이날 검찰이 브로커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현준과 김성현 외에도 현역 선수 4, 5명의 가담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선수들의 불법도박 사이트 배팅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어 경기 조작의 여파는 올 시즌 프로야구의 흥행에 적잖은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김성현의 변호인 측은 두 차례 경기 조작에 가담해 6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으나 브로커들의 잦은 협박으로 3000만 원 가량을 오히려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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