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중국 대사관 앞에서 진행되는 탈북자 강제 북송 반대 시위현장을 전격 방문했다. 이곳에선 그동안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과 '탈북 여성 1호 박사'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 등이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에 반대하며 단식 투쟁을 벌여 왔다. 이번 방문은 이 원장이 2일 안 원장에게 "북한 주민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집회 현장을 방문해 달라"는 호소문을 e메일로 보내면서 성사됐다.
　
안 원장은 단식 중인 이애란 원장의 손을 잡고 "항상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그동안 농성장에 오지는 못했지만 늘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권과 사회적 약자 보호는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는 가치"라며 "인권 문제는 보편적 과제인 만큼 힘을 보태고 싶다"며 힘을 보탰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힘을 보탤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안 원장이 졸업식과 강의 등 서울대 관련 행사를 제외하고 공개 석상에 나타난 것은 지난달 6일 '안철수재단' 발표 기자회견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안 원장이 자신의 대북ㆍ안보관에 대해 밝힌 적은 없다. 그런 안 원장이 이 원장의 e메일을 받은 지 이틀 만에 탈북자 북송 반대 집회를 찾은 것은 평상시 '경제는 진보지만 안보는 보수'라는 소신을 드러냈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더불어 탈북자들의 고통이 '보편적 인권' 차원의 문제라는 안 원장의 인식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안 원장의 이날 시위장 방문과 관련해 특히 주목되는 것은 앞으로의 정치적인 행보다. 안 원장이 여전히 대통령 선거의 잠재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각종 국가ㆍ정치 현안에 지금까지처럼 운신의 폭을 좁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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