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10대 재벌그룹 총수들 중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았다. 그러나 전체 그룹 총수들의 상장사 배당금 규모는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올해 자산순위 10대 재벌그룹 총수들의 올해 12월 결산 법인 배당금 총액은 17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230억8000만원에 비해 23.1% 줄어든 것으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10대그룹 총수 배당금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등 계열사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해 399억4000만원보다 14.2% 증가한 456억3000만원을 기록해 가장 많은 배당금을 기록했다. 계열사별로는 대주주인 현대차에서 199억4000만원, 현대모비스에서 118억6000만원, 현대글로비스에서 64억8000만원, 현대제철에서 53억4000만원, 현대하이스코에서 20억원의 배당금을 각각 지급받게 됐다.

반면 지난해 배당 1위를 기록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현대중공업 최대주주)는 지난해 574억7000만원보다 46.3% 줄어든 308억7000만원을 기록해 2위로 물러났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이 25조196억원으로 전년대비 1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2조6128억원으로 26.7% 감소하면서 주당 배당금이 7000원에서 4000원으로 줄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주당 배당금이 줄어드는 바람에 지난해 510억8000만원에서 44% 감소한 285억9000만원을 받게 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삼성생명 배당금까지 합쳐 역대 최고액인 1340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다소 줄어들게 됐다.

다른 재벌 총수들도 희비가 엇갈렸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 증가한 191억원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C&C 주식 매각으로 지난해보다 14.6% 줄어든 190억6000만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3.5% 증가한 120억5000만원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5% 감소한 76억4000만원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이 고유가와 환율상승으로 전년대비 66% 급감하면서 배당금도 지난해 38억1000만원에서 3억3000만원으로 91.3%나 줄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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