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분사 1년을 맞은 KB국민카드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만 골라 담을 수 있는 'KB국민 혜담카드'를 출시하며 카드업계 패러다임 변화를 제시했다. 지난해 KB국민은행에서 분사하며 선 포인트제 상품인 '포인트리 카드'로 업계를 긴장시킨 지 1년만이다.

최기의(사진) 국민카드 사장은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범 1주년 간담회에서 "그간 신용카드사들은 고객이 같은 카드사 내에서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중시했지만, 이제는 원(One)카드 전략이 필요하다"며 "혜택을 마음대로 담을 수 있는 '혜담카드'를 통해 카드 발급량을 감축하고, 비용도 절감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민카드에는 약 360여종의 카드가 있다. 과다하게 많은 종류의 카드가 발급된 만큼, 이제는 하나의 플레이트(Plate)에 고객이 원하는 혜택만 담고, 연회비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설명이다. 이 카드는 교통·통신·생활상점이용·세금 등 기본제공서비스 외에 고객이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12가지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만약 모든 서비스를 담으면 최대 24만5000원까지 연회비가 부과된다.

최 사장은 "지금까지는 연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객타깃층을 분화해 영업한 것"이라며 "처음에는 고객들도 복잡해 하고 연회비 부담도 느끼겠지만, 카드 종류가 너무 많고 비용도 많이 드는 만큼 새로운 방향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최 사장은 올해 혜담카드 판매 목표를 10만장으로 잡고 있다.

국민카드는 카드모집인 제도 또한 변화시킬 예정이다. 그간 카드모집인들이 여러 카드사를 전전하며 모집하는 자체에만 열을 올렸던 만큼, 이제는 카드를 유치한 것 뿐 아니라 그 카드가 유지되고 사후관리 되는 데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것.

최 사장은 "시장과 규제환경이 변화하고 있고, 수수료 수익기반도 약화되고 있는 만큼 경영효율성이 제고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콜센터 업체 모집 등 협력사의 품질을 강화해 고객 혜택 축소는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공상은행(ICBC)과 제휴해 국내용 체크카드 발급 등을 추진하고 있는 국민카드는 중국 뿐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 진출도 마련할 계획이다. 먼저 현지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발판을 만들어 두고, 향후 독자 진출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올 한해 질적인 성장을 다짐하고 있는 최 사장은 수수료 문제, VIP카드 문제 등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표현했다. 수수료에 대해서는 "고객들에게 현재 제공하는 혜택을 그대로 제공하는 수준에서는 수수료를 더 낮출 수 있는 여지는 매우 좁다"고만 일축했으며, 금융당국이 조사 중인 VVIP카드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이슈가 있어서 초우량 카드에 대해서 면밀히 당국이 조사 중"이라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만 답했다.

한편 출범 1년을 맞은 국민카드는 출범 후 회원수는 1051만명에서 1077만명으로, 자산은 12조4000억원에서 13조4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좋은 성과를 나타냈다. 8년간 하락하던 시장점유율 또한 상승세로 반전시켰다. 출범 10개월 만에 전업계 카드사 중 체크카드 이용금액 또한 연간 12조6000억원으로 1위를 달성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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