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은 명동을 ‘걷고 싶은 거리’로 조성하는 종합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사진: 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중구는 면적 9.97㎢로 전체 서울의 1.6%밖에 안 되는 작은 지역에 불과하지만 행정, 기업, 전통문화, 산업, 금융이 모두 밀집된 대한민국의 심장부나 다름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활력이 넘치고 핵심적인 기능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명동이다. 최근 한류 바람이 불면서 명동은 한국적 특색과 새로운 한류 트렌드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명소로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다. 명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중구의 계획과 방안을 알아봤다.

‘관광객이 즐겨 찾는 서울의 중심 중구!’ 명동 관광특구 지역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내놓으면서 중구가 내건 슬로건이다.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를 만들기 위해 중구는 명동 곳곳을 걷고 싶은 거리로 탈바꿈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가장 먼저 무질서한 거리환경부터 정비한다.

이를 위해 구는 불법 노점 및 노상적치물 정비, 불법 옥외광고물 정비, 호객행위 특별단속, 명동관광특구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등 4개 분야별로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에 나섰다. 구는 명동 일대에 무분별하게 널려있는 노점상과 노상적치물을 깨끗이 정비하기 위해 명동 지역의 지하철 출입구, 버스정류장, 교차로, 주요간선도로변 등을 절대 노점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제도권으로 노점들을 흡수하기 위해 노점상 실명제를 실시하고 조기 정착을 위해 명동 내 전 노점상들을 대상으로 지난 2월 한 달간 부동산, 금융재산, 임대차 보증금, 융자금, 차량소유 여부 등 실태조사 및 사실 확인 등을 추진했다. 이 조사 결과 재산 과다 보유자, 복수노점 소유자, 노점 절대금지구역 내 노점, 노점 정비 추진을 거부하는 노점 등에 대해서는 강제적으로 정비하는 등의 조취를 취하기로 했다.

중구는 또한 매주 1회 명동관광특구 내 노점 휴무일을 지정하고 축제가 있는 거리로 운영한다. 예술단체나 학교, 종교단체 등과 연계하여 전시회나 문화행사, 음악축제 등 거리축제를 실시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구는 이렇게 명동관광특구 내 노점정비를 강력하게 추진하되 노점 상인들의 생계와 명동 특구의 활성화를 위해 노점을 관광상품화 해 디자인과 규격화된 명품 거리로 만들 계획도 함께 세우고 있다.

노점 정비와 함께 명동을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기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올해 말까지 ‘명동관광특구지역 간판 개선 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구는 대한민국의 패션 일번지라는 명동관광특구의 특성을 살려 다양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구성된 간판을 지원할 예정이다.

중구청은 무엇보다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화장품 판매상들의 호객 행위를 철저하게 근절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엔 경찰과 합동으로 명동관광특구 내 화장품 판매상들의 호객 행위를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명동에는 모두 71개의 화장품 가게가 있다. 이들은 가게 앞에서 소형 마이크 또는 육성으로 크게 손님을 부르거나 지나가는 사람에게 다가가 팔이나 옷자락을 잡으면서 가게 안으로 유도해 소비자가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는 선택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을 대표하는 명동관광특구 명성과 대한민국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폐단을 없애기 위해 해당 자치구인 중구가 집중 단속에 나선 것이다. 한편 중구는 지난 2006년 12월 결정 고시된 명동1가 54번지 일대(32만2816㎡) 명동관광특구 지구단위계획을 재정비할 예정이다.

대규모 개발보다는 소규모 필지가 의미 있는 명동 특성을 감안해 관광 활성화 등 도심 활성화가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새 지구단위계획에서는 구역별 주변 현황에 따른 높이 조정과 특별계획구역의 개발이 촉진될 수 있도록 합리적 개발 방안을 검토한다.

중구는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용역을 발주하는 한편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중구 도시계획자문위원회,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2013년 중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완료하게 된다.

인터뷰 | 최창식 중구청장
“메디컬 투어 특구 조성, 명동성당을 성지순례 코스로”

명동이란 지역이 가진 의미와 중요성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서울시의 주요 관광거점이다. 전국 관광객은 약 970만 명으로 서울을 찾는 방문객이 80%를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70%가 명동을 찾는다. 명동은 그만큼 서울에서 가장 강한 관광매력을 가진 장소로 볼 수 있다. 자체도 중요하지만 명동주변을 보면 서울의 다른 관광명소와도 연계가 돼있다.

인근에 남산이 접해있고 무교동, 다동, 북촌동 관광특구와 청계천으로 연계돼 하나의 중심점 된다. 인사동과도 연계가 되고 그래서 명동은 하나의 관광의 결절점, 중심지이기에 굉장히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명동이 세계적 명소가 된 요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명동이 옛날 서울, 역사 도시로서의 흔적을 골격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는 데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좁지만 아기자기한 거리, 높지 않은 건물, 오밀조밀하게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몰려 있다는 점, 역사적 배경 등이 어우러져서 명동이 관광객 끌어들이고 있다고 본다.

거기에 최근 상점이나 거리가 많이 깔끔해졌고 판매숍은 젊은이들의 욕구에 맞게 판매 품목을 신속하게 바꾸면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여러 요인이 겹쳐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본다.”

얼마 전 중구청 주도로 화장품 가게 호객행위를 단속하기도 했다. 왜 중구청이 나서야 했나. 단속 결과 나타난 성과는?
“명동에는 화장품 가게만 70여개에 이른다. 오로지 화장품을 구매할 목적으로 명동을 찾아오는 외국 관광객도 많다보니 업소 간 과열경쟁이 생겼고 이는 극심한 호객행위로 이어졌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들은 호객을 위한 신체접촉 자체를 굉장히 불쾌해한다. 낯선 나라에서 모르는 사람이 팔을 잡아끈다면 일단 기분도 나쁘고 겁도 나지 않겠는가.

이에 관광 일번지 명동의 위상과 대한민국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는 폐단을 없애기 위해 집중 단속에 나섰다. 조용하고 안정된 거리 모습에 시민들과 관광객들도 만족해하는 분위기다. 앞으로도 상인회, 치안센터와 협력하여 거리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불시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명동 명소화를 위한 전략이 있다면?
“명동을 지금보다 더 나은 관광명소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노점정리와 간판 정비 등 무질서한 가로환경을 글로벌 스탠드에 맞춰 보완·개선하고자 한다. 실태조사와 사실 확인을 통해 가능한 노점은 제도권으로 흡수하고 이를 디자인화, 규격화해서 관광 상품화 하겠다. 좋은 아이디어를 활용해 재미요소를 더욱 많이 만들고자 한다.

예컨대 가수나 아이돌 데뷔 기회를 제공해 꿈이 있는 사람에겐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과 관광객에겐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해 명동에 오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것이다. 그밖에도 1동1명소화 운동을 통해 지역 내 좋은 관광명소들을 많이 만들어 연계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명동이 가진 잠재력과 비전, 앞으로의 사업 추진계획은?
“앞으로는 한 국가의 경쟁력과 미래 성장동력이 관광산업이라고 볼 때 명동이 차지하게 될 비중과 역할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맞춰 중구도 관광 활성화에 행정적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먼저 부족한 숙박시설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저가 관광호텔 확충에 힘쓰겠다. 현재 관내 10곳 정도에서 호텔 리모델링을 진행하거나 준비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중구에서는 중저가 호텔로의 용도변경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관련허가 및 신고 처리기간의 단축, 재산세·지방소득세 감면, 건폐율·용적률 완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15년까지 명동 일대에 의료와 쇼핑관광을 겸할 수 있는 ‘메디컬 투어리즘 특구’를 조성하겠다. 명동의 특성상 기숙형 보단 성형외과, 치과, 안과, 피부과 등 간단한 시술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며 특정계층을 겨냥한 의료관광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누구나 안심하고 명동과 중구를 찾도록 안전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2014 안전특별구’를 실현하겠다.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문화자원을 발굴하고 명동, 남대문, 남산 등 기존 명소와 연계시키는 ‘명소 만들기 사업’도 역점 추진한다. 특히 명소 만들기 사업은 서소문공원을 성지화해 인근 명동성당, 약현성당, 새남터와 연결하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이것이 실현되면 앞으로 명동은 세계적인 천주교 성지순례코스로서의 명성도 얻게 될 것이다.”


이코노믹 리뷰 김은경 기자 kek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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