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엘피다 파산보호 신청으로 인한 D램 공급 감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D램 고정거래가격이 4개월 만에 1달러 선을 회복했다. 지난달 상반월에 이어 2달 연속 상승세다. 급등세가 계속될 가능성은 낮다는 예상이 많지만 연중 완만한 상승 흐름은 이어갈 것으로 평가된다.

11일 반도체 가격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월 상반기 DDR3 2Gb 256M×8 1333㎒ 고정거래가격은 6.28% 상승한 1달러로 집계됐다. 이 제품은 지난 2월 전반기 6.82% 급등하며 9개월 만에 반등한데 이어 같은 달 후반기 보합세를 보였다. 고정거래가격은 세트업체에 대량 공급하는 D램의 가격으로 D램 제조사들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매월 상하반기 두 차례 발표된다.

이번 상승세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1, 2위 D램 기업인 양사는 10% 대의 제품 가격 인상률을 기록했다. 다만 그 외 기업의 인상률은 이에 미치지 못해 전체 가격 상승률은 6% 대에 그쳤다. 이 같은 격차는 국내 기업들의 가격 주도권이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 할 수 있다.

두 달 연속 6% 대의 급등세를 시현하긴 했지만 이는 수요와 공급의 근본적이 변화에 의한 것은 아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엘피다의 법정 관리 신청 이후 공급 체인상의 교란을 우려해 현물 가격이 급등했지만 일정정도 재고 수요가 끝난 뒤 더 이상의 수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장기적인 흐름은 급반등보다는 천천히 회복되는 형태로 시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엘피다의 처리 방안이 단시간 내 나오기 힘든 상황이고 시간의 경과와 함께 엘피다 캠프의 경쟁력 약화가 확실시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D램 가격은 급등보다는 강보합 수준의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현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도 "엘피다 파산보호 신청으로 가격이 단기 급등했지만 여전히 시장 수요는 약하다"며 "엘피다의 자회사인 렉스칩의 생산량 감소가 아직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어 공급측면에 가격 조정 효과는 남아있어 D램 손익 분기점인 1.2달러까지는 완한만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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