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거액의 회삿돈을 해외로 빼돌린 뒤 이를 다시 국내로 들여와 유용하거나 불법증여에 나선 의혹을 사고 있는 하이마트 선종구 회장이 19일 오전 서초동 대검찰청(검찰총장 한상대)에 출석했다. 검찰은 선 회장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조만간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검찰의 하이마트 비리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는 모양새다.

선 회장은 예정보다 20분 이른 이날 오전 9시 8분께 서초동 대검청사를 찾아 굳은 표정으로 "성실하게 잘 해명하고 나오겠습니다"라고 짧게 답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전날 선 회장에 대해 소환통보해 선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검찰은 선 회장이 유럽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1000억원대의 회삿돈과 개인자금을 빼달리고 이 자금 중 일부를 자녀들에게 넘기면서 증여세를 포탈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소환조사를 통해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그룹의 하이마트 인수합병(M&A)과정에서 불법 이면계약을 맺었는지 여부와 골프장 사업을 벌이며 협력업체에 회원권을 강매한 혐의도 수사대상이다. 검찰은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선 회장에 대해 경영권 보장을 약속하는 이면계약이 맺어진 정황을 포착해 유 회장의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검찰은 이와 더불어 선 회장에 대해 100억원대 고액연봉이 책정된 경위, 아들 현석씨 명의로 2008년 사들인 미국 베버리힐스 고급빌라의 자금출처 역시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거액의 탈세가 이뤄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선 회장이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하이마트와 납풉업체의 자금 흐름을 추적해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김효주 하이마트 부사장 또한 관련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앞서 선 회장의 아들 현석씨를 지난 16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현석씨를 상대로 지난 2008년 자신 명의로 구입한 200만 달러 상당의 미국 베버리힐스 고급빌라 구입대금 출처와 경위 및 본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를 통해 하이마트 상장 전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인 배경에 불법이 있었는지 추궁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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