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2200억원대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선박왕' 권혁(62) 시도상선 회장이 세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4000억원대 소송을 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 회장은 반포세무서장을 상대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부과된 종합소득세 및 지방소득세 부과처분을 취소해달라”며 3000억원대의 종합소득세 등 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을 냈다.

권 회장 측은 “국내 거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세금을 매길 수 없다”며 “세무당국에서 부과한 2774억여원의 종합소득세와 277억원의 지방소득세 등 총 3051억여원의 세금 부과를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또 권 회장이 대표로 있는 시도상선 홍콩 법인 시도카캐리어서비스에 부과된 법인세 등이 부당하다며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1000억원대의 법인세 등 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도 제기했다.

권 회장 측은 “시도카캐리어서비스는 홍콩에서 설립된 외국법인으로 홍콩에 주사무소를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홍콩, 일본에서 중요한 업무가 이루어졌다”며 “실질적 관리장소가 국외에 있어 내국법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국내에서 법인세 납세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시도카캐리어서비스가 내국법인에 해당해 법인세를 신고 납부해야 하나 부정한 방법으로 이를 누락했다며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각 사업연도 법인세 1044억여원과 부가가치세 283억여원 등 총 1300억원을 부과했다. 권회장 측은 이 같은 부과처분에 불복해 전심절차인 조세심판을 청구했으나, 지난해 12월 기각돼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한편 권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홍콩과 일본에 거주하는 것처럼 속여 종합소득세 등 2200억원대의 세금을 포탈하고, 선박 건조대금을 부풀려 일부를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회삿돈 918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이 권 회장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돼 결국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현재 권 회장은 역외 탈세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