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공정거래위원회의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조사 과정에서 벌어진 조직적인 조사방해행위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크게 화를 내며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정부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한 행위는 명백한 잘못이라는 것이다.

21일 삼성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의 공정위 조사방해 행위에 대해 크게 화를 내며 강한 질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께서 이 일을 보고 받고 크게 화를 내셨다"면서 "특별한 발언을 하진 않으셨지만 관계자들에 대한 강한 질책을 하셨다"고 말했다.

이날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삼성 사장단 협의회를 갖고 삼성전자의 공정위 조사 방해 행위에 대해 "명백한 잘못"이라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회장은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가 회사를 위한 것이라고 잘못 여기는 직원들이 있다"면서 "그룹차원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철저한 자기반성과 확고한 재발 방지 노력을 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향후 계열사 평가시 정량적인 경영실적 외에 법과 윤리에 맞춰 준법경영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김 부회장은 "법과 윤리를 위반하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면서 "이자리에 모인 사장들께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주위를 환기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김 부회장은 공정위 조사방해 과정에서 밝혀진 새로운 사실을 바탕으로 관계자들의 징계 수위를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이미 지난일로 치부하지 말고 관용 없이 관계자들을 징계해 다시는 이런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미 관계자들에게 징계 조치를 내렸지만 수위가 낮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명백한 해사 행위라는 점을 들어 추가 징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상 사장단은 김순택 부회장의 말이 끝난 뒤 이번 공정위 조사방해건과 관련해 토론을 가졌다. 삼성 사장단들은 공통적으로 잘못된 인식과 관행이 남아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김 부회장은 삼성은 준법경영실의 윤리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교육 결과가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각 계열사 사장들이 직접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김 부회장은 "무엇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면서 "정도를 걷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며 임직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회사, 외부로부터 존경받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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