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한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교과서가 반대에 직면에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7년 한국은 기존의 종이 교과서를 디지털 교과서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2015년까지 초·중·고등학교의 교실을 디지털화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일부 교육계 지도자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국 교육계 지도자들은 이미 젊은 세대가 태블릿 PC 및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세대들이 디지털 교과서 도입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크지 않다며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디지털 교과서 시범학교에서는 디지털 교과서를 전면적으로 이용하기 보다는 종이 교과서와 디지털 교과서를 병행사용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1,2 학년의 경우에는 디지털기기를 수업 교재에 활용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WP는 한국내 일부 언론의 경우에도 사설을 통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교육에 대해 과도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며,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교육이 보다 나은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이미 과외 및 학원 등으로 과도한 학습부담을 안고 있는 한국 학생들이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서만 세상을 바라볼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디지털 교과서 도입으로 세대간 격차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고 WP는 전했다.

이미 한국 정부 조사에 따르면 5세에서 9세의 학생 12명중 1명은 인터넷 중독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있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교과서까지 수업에 도입되면 디지털 기기에 대한 학생들의 의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학생들이 인터넷이 연결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경우 학습에 집중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한 한국 정부가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기 전에 학생들의 건강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 정부는 일단 공식적으로 종이 교과서를 없애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의 교과서를 제작하는 출판사 중 최소 10곳은 이미 디지털교과서 생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WP는 시범학교의 보고서에 인용하면서 디지털 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습태도를 좋게 만든다고 전했다. 다만 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성적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에 대한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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