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막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흔한 들풀과 꽃들의 키에 맞춰 드러누운 ‘눕힌 눈’을 통해 펼쳐진 자연에의 경외심을 캔버스에 가득 담고 있다. 관람자로 하여금 옅은 미소나 즐거운 마음이 스며들고 봄날의 부풀어 오르는 희망으로 안내하기 위해 화가는 하나의 대상을 놓고 어떻게 이미지의 상징화로 표현해낼 것인가를 고뇌했다. 자연과 ‘spring’시리즈 작품세계는 본질은 같으나 하나에 모든 것을 해결하지 않고 겹겹의 화면을 중첩함으로써 새로운 시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회화를 바탕으로 한 조소적 재료와 한국화적 선(線)을 조합한 방법론에 어울리게 무겁지 않은 대상을 선택해 밝은 분위기로 전환시킨 점이 관전 포인트다.

작가는 “대상의 현장을 재현하는 방법이 아니고 머릿속에서 기억했다가 꺼내 쓰는 이미지를 선택함으로써 더 큰 상상력의 발현을 열어놓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품공간에서 평화로운 마음의 소리를 부르게 하는 미학적 풍경을 창조해낸 것이다. 우리가 잠시만이라도 스스로 자라고 움직이는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마음을 열고 진지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반추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서양화가 이두섭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 졸업한 뒤 인사아트센터, 관훈 미술관, 도올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8회 가졌다.

이코노믹 리뷰 권동철 기자 k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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