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하이마트 선종구 회장(65) 일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수부(최재경 검사장)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선 회장에 대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박병삼 영장전담 판사는 28일 이날 선 회장에 대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진행하고 "여러 범죄 혐의사실 중 중요부분에 대해 소명이 부족하거나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며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선 회장은 2005년 1차 매각과정에서 하이마트 자산을 담보로 잡아 수천억원을 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8년 2차 매각 과정에서도 유진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도와준 대가로 하이마트 주식을 수백억원어치 취득할 권리와 수백억원대의 현금을 받을 권리를 획득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유럽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빼돌렸으며 이 자금 중 일부는 선 회장의 자녀들에게 불법 증여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선 회장은 또 업체들로부터 납품대가로 명목으로 그림과 리베이트등 수십억원대 금품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아들 현석씨 명의로 구입한 200만달러 상당 미국 베버리힐스 고급빌라와 하이마트 배당금 등을 자녀들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수백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선 회장은 신고하지 않고 외환을 거래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도 받고 있다.

다만 검찰은 구매대행 업체 등으로부터 10억원대 리베이트를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수재)를 받고 있는 하이마트 김효주 부사장(53)은 구속했다.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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