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봄철 라운드는 마음을 비우고 숏게임에 집중하는 게 최상이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드디어 실전에 돌입하는 봄 시즌이다.

지난겨울은 유독 강추위가 이어졌다. 올 시즌 국내 골퍼들에게 특히 봄이 반가운 까닭이다. 하지만 몇 달 동안 움츠렸던 아마추어골퍼들에게 공이 제대로 맞을 리 없다. 코스 컨디션도 엉망이다. 페어웨이에는 디봇 자국이 즐비하고, 그린 근처는 모래가 가득한 맨 땅이다. 오후에는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까지 기승을 부린다. 이럴 때는 마음을 비우고, 숏게임에 집중하는 길이 라이벌을 제압하는 '왕도'다.

▲ 스트레칭은 '만병통치약'= 봄철라운드의 핵심은 일단 보온이다. 새벽과 한낮의 일교차가 크고, 국내 골프장 대다수가 산악지형에 자리 잡아 예상 밖의 추위에 시달릴 수 있다. 내의를 지참하고, 가능하면 얇은 옷을 몇 벌 껴입었다가 더우면 하나씩 벗는다. 오후로 갈수록 거세지는 황사에 대비해 마스크도 준비한다. 여성골퍼는 스커트 착용을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일찌감치 골프장에 도착해 스트레칭에 공을 들이는 건 불문율이다. 요즘 같은 봄철엔 더욱이 몸이 굳어있어 갑작스러운 스윙은 부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플레이 도중에는 그늘진 곳 등 경사지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골프장에 따라 그린상태가 제각기 다르다는 점도 감안한다. 반드시 연습그린을 활용하라는 이야기다. 퍼팅 연습은 10분만해도 효과가 있다.

▲ 스윙은 "겨울골프처럼"= 봄이지만 겨울골프처럼 안전하게 코스를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다. 골프장은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티잉그라운드에 여전히 인조잔디나 멍석을 깔아두고 있다. 스탠스를 다소 넓게 서서 하체의 균형을 단단하게 유지하고, 스윙도 4분의 3으로 컴팩트하게 가져간다. 바람이 강할 때는 티를 낮게 꽂고 공을 정확하게 맞추는 데만 집중한다.

페어웨이에서도 가장 먼저 공이 놓인 라이를 체크해야 한다. 디봇 수리가 제대로 안된데다가 잔돌맹이까지 쌓여있다. 또 라이가 좋다해도 흙이 많아 토핑이나 뒤땅이 나올 확률이 높다. 디봇이라면 공을 평상시보다 다소 오른발 쪽에 놓고, 마치 펀치 샷을 하듯 내려찍는 게 요령이다. 거리가 많이 남았다면 롱아이언 보다는 하이브리드 샷으로 굴리는 게 효과적이다.

▲ 비밀병기는 '웨지 샷'= 페어웨이에서는 홀이 아니라 그린을 타깃으로 삼는다. 아이언 샷으로 멋지게 쏘아 올려 핀 바로 옆에 공을 안착시킨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코스 컨디션은 적어도 5월이나 돼야 완벽해진다. 하이브리드로 그린 근처에 공을 보낸다는 생각으로 샷을 가져간다. 미들아이언 거리에서도 하이브리드를 짧게 내려잡는 쪽이 오히려 미스 샷을 방지하는 지름길이다.

숏게임도 비슷하다. 피칭웨지로 굴리는 런닝 어프로치를 주 무기로 삼는다. 그린 근처에서 토핑, 이른바 '날치기'가 두려운 골퍼들에게는 '웨지 퍼팅'을 추천한다. 아예 처음부터 퍼팅 스탠스를 서고 웨지 날로 공의 중심을 때리는 방법이다. 적어도 공이 그린을 훌쩍 지나가는 어이없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도 자신이 없다면 퍼터로 공략하는, '텍사스웨지 샷'이다. 그린에서는 그러나 과감하게 공을 때려줘야 홀에 근접할 수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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