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가치투자원칙을 고집하다보니 '펀드가 지독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시장과 괴리가 나면 투자자들이 흔들리기도 했죠. 가치투자철학은 지키되 좀더 시장 친화적인 펀드로 대중화에 나설 겁니다."

가치투자 선구자인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부사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밸류10년투자밸런스펀드'를 선보였다. 금융위기를 두번 겪으며 흰 머리가 부쩍 늘었다는 이 부사장은 가치투자 대중화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절대가치 중심의 가치투자전략을 펼치다 보니 코스피가 급등한 구간에서 펀드 성과가 저조할 경우 고객은 고통스러워했다"며 "가치투자 철학이 다소 시장과 괴리가 있다는 불만을 반영해 시장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펀드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밸류 10년투자 밸런스증권투자신탁1호(주식)' 펀드는 저평가된 가치주에 투자하면서 국내 경제의 업종별 변화를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 펀드는 기존 가치주 펀드처럼 저PER(주가수익비율), 저PBR(주가순자산비율) 등 가장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다만, 과거에는 '잃지않는 투자'를 목표로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투자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시장의 변동성을 적극 수용하는 방식을 첨가했다. 카테고리를 경기방어수출군, 경기방어내수군, 경기민감수출군, 경기민감내수군 등 4개로 나눠 각 투자군에서 가치주를 선별해 투자한다.

6년 전 내놓은 '10년투자펀드'의 벤치마크(비교기준)가 '금리+알파'였다면 밸런스펀드는 코스피 지수를 벤치마크로 한다. 밸류운용이 올해 3월 기준으로 과거 5년 동안의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코스피 수익률 37.9%를 27.9%포인트 초과한 65.7%의 양호한 결과를 얻었다.

이 부사장은 "주식시장의 바탕인 실물경제 변화를 투자비중에 반영한 밸런스펀드는 조만간 돌아오는 실적장세에서 유리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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