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새누리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박희태(74) 전 국회의장이 첫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강을환 부장판사)는 2일 오전 10시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의장과 당시 선거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60) 전 청와대 정무수석, 캠프에서 재정·조직 업무를 담당했던 조정만(51)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박 전 의장의 변호인은 “고승덕 의원에게 돈봉투를 전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돈봉투와 관련해 김 전 수석, 조 비서관과 공모하거나 이들에게 지시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마이너스 계좌를 개설한 점은 인정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선거비용 조달 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캠프 직원을 통해 300만원을 고승덕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수석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김 전 수석의 변호인은 “돈봉투를 고승덕 의원에게 제공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한다”며 “본인이 관여한 부분과 공모관계에 대해서 인정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의 변호인은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만든 사실은 인정하지만, 당시 회계관리 책임자였던 함모씨에게 돈을 찾아오라고 지시한 사실은 없으며, 돈봉투가 고 의원에게 제공된 사실도 모른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2008년 7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후보였던 박희태국회의장과 박 후보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고승덕 의원실에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제공한 혐의(정당법 위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또 캠프에서 재정ㆍ조직 업무를 담당했던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다음 재판준비기일은 4월 16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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