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상하이(上海)시가 시범적으로 해외투자 펀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WSJ는 이번 계획이 부분적으로는 위안화의 세계화를 위한 정책의 성격을 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정부 당국의 해외투자에 규제 완화의 성격을 가진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위안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자국의 금융 시장을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엄격한 자본 통제를 유지해왔다.

상하이시 금융 서비스 사무소 주임 팡싱하이(方星海)는 위안화 펀드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위안화 펀드 프로그램의 추진 일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거부했지만, 현재 위안화 펀드 프로그램이 상하이시와 중국 정부사이에 논의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상하이시의 승인을 받은 중국 국내외 사모펀드와 헤지펀드들은 중국기업 및 개인들로부터 위안화 자금을 모집해, 해외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WSJ는 이 프로그램이 운영되면 중신증권(CITIC) 같은 증권사들이 위안화 자금을 모집하는데 있어서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해국제집단유한공사와 같은 곳은 이미 위안화 해외 펀드를 위한 자금 모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중국 국역 및 민간 기업으로부터 이미 해외 투자를 위해 100억위안(1조7877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번 프로그램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들이 이번 시험 프로그램을 준비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부분도 많다. 이를테면 이 위안화 펀드들에 얼마만큼의 과세를 해야 할 것인가 등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는 것이다. 또 외국계 기업들은 이번 위안화 펀드 프로그램이 상하이에서 추진되는 만큼 중국 중앙정부가 세금 부분에 있어서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분명히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 5대 헤지펀드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퍼멀(Permal) 그룹의 아이작 수에데(Isaac Soued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상하이시의 위안화 펀드 프로그램으로 중국 자금이 외국의 헤지펀즈등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무척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헤지펀드를 이용해 해외 투자에 나서는 것에 관심이 있다”며 위안화 펀드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할 뜻을 밝혔다.

중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는 2일 보하오 포럼에서 “중국은 선제적인 개방전략을 채택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해외 투자를 늘리는 동안 외국인들의 중국 투자 역시 환영할 것”이라고 밝히며, 중국 금융 시장의 개방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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