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모르게 우리 모두 한탕주의에 경도된 듯하다. 어느 날부터인가 습관처럼 로또복권을 구입하고 누군가 어두운 골목의 음습한 무허가 게임장으로 우리 소매를 잡아끌기도 한다. 바다이야기가 한창 사회문제로 떠들석하더니 현금을 주체못한 온라인 도박장 주인이 마늘밭이나 상가 창고에 현금 다발을 숨겨두다 발각되기도 하는 세상이다. 세상살이가 어지러울수록 도박과 퇴폐문화가 기승을 부리는지 최근 로또 판매액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로또를 사는 것이나 도박에 손을 대는 것은 언뜻 다른 행동 같지만 사실은 동일한 심리가 자리잡고 있다. ‘인생역전’으로 표현되는 한탕 심리가 바로 그것이다. 최근 종영된 시트콤에서도 사업에 실패한 중년의 가장이 비록 2등이지만 로또에 당첨되며 재기의 꿈을 꾼다. 그러나 그건 드라마일 뿐이고 로또 1등은 커녕 2등 당첨도 어렵기만 한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로또의 빈칸에 숫자를 채워간다.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을 알면서도 같은 행동을 매주 반복하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나약한 인간인지를 보여주는 징표인 것만 같다.

어느새 2012년 1분기도 훌쩍 지났다. 연초의 원대한 계획은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 궁금하다. 우리의 계획은 언제나 원대하고 거창하다. 그 웅대한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달성되는 것은 거의 없고 서서히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아무리 애를 써도 달성될 것 같지 않다는 불길한 생각이 고개를 들고 그러던 어느 날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지쳐서 주저앉는다.

웅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과 로또를 사는 것은 무모하고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서로 비슷하다. 과도한 기대와 욕심이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흡사하다. 로또를 살 것이 아니라 저축을 할 일이다. 담뱃값도 못되는 작은 돈이 통장에 찍히겠지만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또한 원대한 계획이 아니라 현재보다 1% 정도만 향상된 목표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100% 향상된 목표는 달성이 어렵지만 1% 상승된 목표는 쉽게 달성할 수 있다. 비록 1%에 불과하다 해도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공의 경험은 우리의 태도 자체를 변화시킨다. 1%씩 꾸준히 달성한다고 하면 우리의 목표는 결국 이루어질 것이다. 주식투자도 과도한 수익률 달성의 욕심을 버리고 1%의 수익률 달성을 목표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한다면 기회가 온다. 더 배우겠다는 여유있는 태도로 임한다면 나름대로 묘미를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우리가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죽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살기 위한 행동은 삶의 건전성을 유지시키는 동력이 되지만 죽기 위한 행동은 결국 파멸로 귀결된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노력없이 과도한 욕심만으로 죽기 위한 행동과 결정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워렌 버핏이 성공한 투자자인 것은 그가 살기 위해 투자한 덕분이고, 우리 대다수는 죽기 위해 도박하듯 투자했기 때문에 실패한 투자자인 것이다.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시선과 주식시장을 대하는 자세가 우리의 투자를 성공 혹은 실패로 이끄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셈이다.

이홍규 현대증권 광산지점장
이홍규 현대증권 광산지점장은 종목을 선정하는 탁월한 안목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패턴으로 지역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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