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지난 2011년 매출액 22조6819억원, 영업이익 2조8417억원으로 사상 처음 매출 2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종합화학기업으로의 위상을 굳건히 다졌다. 아울러 2011년 실적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IT 등 전방산업의 위축 속에서 이뤄낸 결과여서 더욱 빛나고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세와 더불어 LG화학이 주목 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미래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LG화학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비롯해 LCD 유리기판 등 집중 육성하고 있는 차세대 먹거리 사업에서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금년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세계시장에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배터리·유리기판이 신성장 쌍두마차
LG화학은 리튬이온 2차전지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화학회사로서 핵심소재에 대한 강점을 바탕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세계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특히, 소재분야에 대한 경쟁사 대비 절대 우위의 연구개발(R&D) 역량과 빠른 시장진입을 통해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잇단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2007년 말 현대기아차의 아반테 하리브리드와 포르테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공급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중국의 장안기차, 유럽의 볼보와 르노, 미국의 GM과 포드 등 현재까지 총 10곳의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13년까지 총 2조원을 투자해 현재 연간 10만대의 전기차에 배터리 생산규모를 약 4배 증가한 35만대 규모로 증설한다는 복안이다. LG화학은 2015년 세계 전기차 시장점유율 25% 이상 확보, 매출 4조원을 달성해 세계 1위를 더욱 확고히 한다는 구상을 다지고 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인 LCD용 유리기판 사업 투자도 본격화한다. 파주 월롱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LG 파주 첨단소재단지’에 2016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총 7개의 LCD용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건설, 연간 5000만㎡이상의 유리기판을 생산할 방침이다.

LG화학은 2009년 하반기부터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 1개 라인을 완공해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이 후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생산라인을 늘려갈 예정이다. LCD 유리기판은 LCD를 구성하는 부품소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소재로 국내 LCD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산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분야다. 이에 LG화학은 2009년 초 LCD 유리기판 사업 진출을 결정하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시동을 걸었다.

LG화학은 유리기판 사업에 자신있게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가 정밀·특수유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 숏트(Schott)사로부터 기술 도입이 가능했고, 그 동안 편광판, 감광재 등 LCD용 소재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며 쌓아온 다양한 생산기술 및 양산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공장건설 등 대규모 투자를 위한 충분한 자본력을 보유하고 있고, 그룹 계열사를 비롯한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유리기판 사업 진출을 결정한 요인이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LG화학은 이러한 최고의 기술력과 소재분야의 성공 노하우, 그리고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LCD 유리기판 사업을 2차전지와 편광판에 이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단기간 내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경쟁력을 확보, 2016년 매출 2조원 이상을 달성해 세계적인 유리기판 제조업체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대비 8.2% 증가한 24조5500억원으로 설정했으며, 시설투자(CAPEX)는 전년대비 9.9% 늘어난 2조550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주요 투자내역은 석유화학부문의 아크릴레이트, SAP(고흡수성 수지), 합성고무,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LCD 유리기판, 3D FPR(편광 안경방식, Flim-type Patterned Retarder), 전지 부문의 폴리머전지, 자동차전지 증설 등이다.


LG화학 최고 경쟁력은 ‘특허경영’

LG화학의 차별화된 특허경영이 주목 받고 있다. 최근 수년간 매년 특허 출원 건수가 10% 이상 상승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기업과의 특허 소송에서 승소하고, 미 특허전문평가기관인 ‘페이턴트 보드(The Patent Board)’의 미국 내 특허경쟁력 평가에서는 화학 분야 상위에 오르는 등 특허 경쟁력 강화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의 특허 공세에서 수세에 밀리며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차별화된 행보다.

LG화학의 특허경쟁력은 출원 건수에서 잘 드러난다. LG화학은 지난해 국내외에 2125건의 특허를 출원, 국내 화학 업계 최초로 연간 특허 출원 2000건을 돌파했다. 특히, LG화학은 지난 2008년부터 매년 10% 이상 특허 출원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는 기술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전자 업체의 특허 출원 수준으로 화학 업계에서는 매우 드문 경우다. LG화학은 지난달 특허청에서 발표한 2011년 ‘국제 특허 출원에 관한 특허협력조약(PCT)’을 통한 출원 건수 순위에서도 국내 기업 중 LG전자, 삼성전자에 이어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또 LG화학은 최근 ‘페이턴트 보드’가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발표한 미국 내 특허경쟁력 세계기업 순위 중 화학분야 6위를 달성했다. 1위는 듀폰사가 차지했으며, LG화학과의 소송에서 패소한 다우케미칼은 3위에 랭크 됐다. 특히, LG화학은 지난 2007년에는 이 분야에서의 순위가 75위에 불과했는데, 불과 5년만에 6위로 올라서는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특허 경쟁력과 관련 최근 LG화학은 글로벌 화학 기업인 다우케미칼과의 ‘엘라스토머’ 소송에서 승소, 글로벌 기업들과의 특허전에서도 우세를 점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했다.

LG화학은 지금까지 약 1만3000건의 특허(국내외 등록·출원건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화학 소재, 3D FPR 필름 등 원천급 특허 기술을 확보하는 등 소재기술 및 제품에 대한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코노믹 리뷰 박영주 기자 yjpak1@
<ⓒ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