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새로운 갱도 건설 확인"..국제사회 협상용 카드 분석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북한이 오는 15일을 전후로 장거리 로켓 실험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핵실험까지 준비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과거 사례를 비춰봤을 때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지만 국제사회의 제재를 염두에 둔 협상용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위한 사전작업을 대부분 마쳤다. 장거리 로켓 1~3단 추진체 발사대 장착을 마친 가운데 당 주요 일정을 감안하면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에 앞서 미사일이 발사될 것으로 당국은 내다 봤다.

미사일에 이어 핵실험까지 공개적으로 거론됐다. 노동신문은 이날 '화승총에서 핵보유국에로'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그 어떤 현대적 무기도 생산할 수 있는 강력한 자립적 국방공업을 갖게 됐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을 전했다.

정보 당국은 전날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를 촬영한 상업위성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을 보면 기존 핵실험 갱도 외에 새로운 갱도 공사가 진행중이다. 정보 당국은 "갱도 입구에 타지역에서 반입된 새로운 토사더미가 발견됐으며 3월부터 그 양이 증가하고 있다"며 "과거 북한이 핵실험 직전 마지막 작업으로 갱도를 메우는 작업을 했다는 점에서 미사일 발사 후 국제사회 압박을 구실로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미사일ㆍ핵실험 강행은 대내외적인 포석으로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안으로는 올해 '강성국가' 건설 원년을 맞아 주민결속을 다지고, 밖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정보 당국자는 "미국이 미사일 발사를 '2ㆍ29합의 파기'라고 주장하며 국제사회 제재를 언급하고 있어 이를 정면으로 견제하기 위해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핵실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사일 실험 후 본격화될 제재에 앞서 단순히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과 실제 이행하는 것은 다르다"며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이 높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데다 갱도작업 역시 예전부터 진행하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어 단정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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