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한때 스티브 잡스의 애플과 IBM을 물리치고 미국 PC시장의 40%를 점유했던 '코모도어64'의 산증인 잭 트라미엘이 사망했다고 9일(현지시간) 포브스 등 해외 언론들이 보도했다.

잭 트라미엘은 PC를 제조함에 있어 잡스와 달리 복잡한 성능이나 디자인에 집착하는 대신 게임이라는 단순한 분야에 특화된 제품을 선보인데다 원가관리에 집중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1980년대 초반 미국의 어린이들은 코모도어 PC로 게임을 하며 어린시절을 보낸 경우가 대다수였다. 지금도 그가 게임분야의 전설로 일컬어지는 이유다.

트라미엘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의 유대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보내졌고, 1945년 4월에 구출되었다.

1940년대 말 미국으로 이주해 미 육군의 타자기를 정비하다 '코모도어 인터내셔널'이라는 타자기 제조업체를 설립했다. 그리고 나중에 계산기 생산업체로 변신하다 실리콘 밸리로 이전해 반도체 분야와 PC사업에 나서게 됐다.

'코모도어 64(Commodore 64)'는 코모도어 인터내셔널이 1982년 8월에 내놓은 8비트 가정용 컴퓨터다. 첫 판매가 시작된 1982년부터 단종된 해인 1994년까지 1700만 대]가 팔려 단품 가정용 컴퓨터로는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코모도어 64는 IBM PC와 애플의 컴퓨터 판매량보다 많이 팔려 개인용 컴퓨터 시장의 40%를 점유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잭 트래미엘은 1982년 1월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 맞춰 이 제품을 선보이는 선견지명을 보였다. PC를 전자제품 개념으로 소개한 것이다.

트라미엘은 1984년 자신의 회사에서 쫓겨났지만 코모도어의 등장으로 혼란에 빠진 아타리(Atari)의 소비자 부문을 인수해 또다시 가정용 컴퓨터 게임을 개발하는 아타리 회사를 설립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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