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베이지북(beige book)'에서 미 경제는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기존의 경기 판단을 유지했다.

베이지북은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의 경기 판단 보고서를 종합한 것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정확히 2주 남겨두고 공개되며 2주 후 FOMC에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기초적인 참고 자료가 된다.

11일 공개된 베이지북에서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은 제조업, 고용, 소비 경기가 모두 강화되고 있다며 역내 경제가 확장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베이지북에서 보스턴·애틀랜타·시카고·댈러스·샌프란시스코·클리블랜드·세인트루이스는 완만한 성장세라고 표현했다. 뉴욕은 성장세가 다소 높아졌다고, 필라델피아와 리치먼드는 기업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니애폴리스는 견고한 속도로 성장 중이며 캔자스시티는 경기 확장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FRB는 전체적으로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미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모든 지역에서 고용이 꾸준하거나 혹은 완만하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물가 상승률은 완만하고 임금 상승은 제한돼 있다고 덧붙였다.

FRB는 휘발유 가격 상승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베이지북에서는 "단기적인 가계지출이 고무적이지만 몇몇 지역에서 휘발유 가격으로 향후 가계지출이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지북을 통해 드러난 전반적인 경기 판단이 이전과 비슷해 오는 FOMC에서 큰 폭의 통화정책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베이지북은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이 지난 2일까지 자료를 수집해 작성한 것이다. 따라서 5일 미 노동부에서 발표한 지난달 고용보고서가 향후 FOMC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고용보고서는 월스트리트의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이날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월 고용보고서가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다만 부진한 고용보고서가 FRB의 추가 양적완화를 확신해주는 것은 아니라며 추가 양적완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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