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여자 프로농구(WKBL) 부천 신세계 쿨캣이 해체를 선언했다.

신세계는 13일 보도 자료를 통해 “지난 15년간 WKBL 발전에 많은 노력을 해왔으나, 금융 팀 중심의 리그 운영에서는 한계가 있었으며, 신세계를 대신해 금융권의 프로팀이 추가되는 것이 WKBL가 더욱 활성화되고 농구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농구단 해체를 공식 발표했다. WKBL은 1998년 실업 팀과 금융 팀을 양 대축으로 출범했다. 그러나 현재 신세계를 제외한 5개 팀은 모두 금융 팀들이다.

1997년 태평양 농구단을 인수해 출발한 신세계는 이듬해 출범한 WKBL에서 신흥 명문구단으로 떠올랐다. 1998 여름리그 준우승을 차지했고 1999 겨울리그, 2000 여름리그, 2002 겨울리그 등에서 정상에 우뚝 섰다. WKBL 대표로 나선 2002 한일 W-리그챔피언십에서는 초대 챔피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간판 정선민의 미국 여자 프로농구(WNBA) 진출 이후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2006년 정인교 감독대행 체제로 팀을 개편하고 연고지를 부천으로 옮겼지만 뚜렷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시즌 순위는 5위였다.

신세계가 스포츠와의 인연을 내려놓는 건 아니다. 여자농구단 운영을 포기하는 대신 동계올림픽 종목 발굴 및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신세계 측은 “앞으로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국위를 선양하는데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자농구단의 인수기업을 찾는데 최선을 다하고, 다른 구단의 선수 인수를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다. 선수들의 희망 사항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적, 직무 전환 등 충분한 처우를 해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WKBL은 16일 긴급회의를 마련하고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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