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최근 식음료업체들이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소비 부진으로 시장 규모가 축소될 우려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경쟁사 제품을 비방하는 수법으로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치졸한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이다.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라지만 상도의를 무시한 꼼수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거세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ㆍ경남의 소주회사인 대선주조가 지난 16일 무학이 만든 소주에서 비타민제 봉지와 대파 등 이물질이 잇따라 발견,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는 자료를 배포한데 이어 17일에는 무학의 울산공장 허가가 취소 통보된데 이어 창원공장(본사) 역시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냈다. 이들 내용의 경우 사실이긴 하지만 경쟁업체의 문제점이나 현안에 대해 보도자료를 낸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경쟁업체들의 문제점을 공개해 반대급부를 노리려는 얄팍한 상술로 해석된다.

대선의 행태에 무학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시훈 무학 고객만족팀 차장은 "경쟁사 등에서 음해성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행위는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남양유업도 경쟁사를 비방하는 광고를 선보여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최근 남양유업은 맛있는 두유GT 광고에 '두유에 소포제를 첨가하지 않았다'는 문구를 사용, 마치 남양유업의 제품만 소포제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식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특히 남양유업은 동서식품과 카제인 성분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비방 광고를 들고 나와 소비자들의 시선은 더욱 차갑다.

롯데주류의 소주 제품인 '처음처럼' 역시 최근 유해성을 주장하는 네거티브 마케팅으로 한차례 곤욕을 치렀다. 지난달 한 케이블방송에서 처음처럼의 주재료인 알칼리환원수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주장으로 처음처럼을 비방하자 경쟁사들이 이를 음식점 등에 확대 재생산해 알린 것이다. 이에 롯데칠성은 일간지 광고와 보도자료를 통해 악의적 루머에 정면 돌파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거티브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기업들이 제한된 시장을 놓고 경쟁하기 때문"이라며 "경쟁업체 제품에 대한 식품 안전 문제를 부각시킬 경우 매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비열한 수법의 네거티브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러한 업체들의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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