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우리나라는 소득 양극화 문제 보다 빈곤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계 여러 나라의 소득불평등이 심화된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소득양극화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 선임연구위원은 23일 공개한 '소득양극화 해소를 위하여'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는 불평등 보다는 빈곤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중간 수준이다. 그러나 소득상위 50% 이하 가구비율을 의미하는 상대 빈곤율은 외국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 연구위원은 "외국에 비해 소득불평등 보다 빈곤이 심각하다는 것은 우리사회가 아직 외국에 비해 우려할 만큼 소득양극화가 진행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진국의 경우 소득상위 1%에 해당하는 계층의 소득이 국내총생산(GDP)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선 아직 그런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상위 1%가구가 전체 소득의 20%를 차지하고 있고, 많은 국가들이 10% 전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상위 1%의 소득이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있다는 한계와 외국처럼 고소득층에 소득집중이 심화되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다수 선진국에서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기술진보와 개방화, 이에 따른 고용과 임금수준 변화 ▲가구구성의 변화 ▲정부의 조세와 이전지출을 통한 소득재분배정책 ▲공공사회서비스에 의한 소득재분배 등을 꼽았다.

그는 "평생교육훈련제도을 정착시켜 인적자본투자를 지속하고 일자리의 양 뿐만 아니라 질도 고려해 고용률을 제고해야 한다"며 "빈곤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잘 조준된 조세와 공적 이전, 공공서비스 통한 재분배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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