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박혜정 기자]하이마트 이사회가 선종구 하이마트 대표를 해임시키면서 향후 업계의 관심은 하이마트 매각으로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이사의 배임·횡령으로 거래가 중지된 하이마트 주식의 거래재개 여부도 관심사다.

업계는 선 회장이 떠나면서 거래재개를 위한 첫 번째 고비는 넘긴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유진기업이 독자적으로 경영투명성 방안을 확보하는 방안이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이마트 이사회는 25일 오후 3시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선종구 하이마트 대표의 해임안을 가결시켰다. 총 6명의 이사 가운데 4명이 참석, 찬성 3표와 반대 1표로 선 대표의 해임안이 통과됐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하이마트 재무부문 대표)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사회의 성립 여부를 놓고 양측간 갈등이 예상되지만 방향키는 유진기업이 쥐게 됐다. 하이마트의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은 선 회장이 해임된 만큼 하이마트 경영정상화에 한 발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임시 이사회가 끝난 후 "책임경영을 통해 경영 정상화와 시장의 신뢰회복에 매진하고 매각작업은 주식거래정지 해제 직후 재개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또 "유경선 하이마트 대표는 단독 대표가 아닌 재무부문의 대표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며 "영업부문은 하이마트 내부의 신망받는 인물로 이번 이사회 이후 10일 내 경영지배인(영업부문 대표이사 권한 대행)을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진기업은 고위 경영진에 의한 비리가 재발되지 않도록 경영진을 주요 대상으로 내부 감사기능을 강화하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가 직접 통제하는 등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향후 매각도 계획도로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유진기업은 "매각작업은 주식거래 정지가 해제된 직후 매각주관사인 시티 글로벌 마켓증권과 긴밀히 협의해 매각작업을 즉시 재개함으로써 빠른 시일 내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식거래정지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하이마트의 최대주주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하이마트의 경영투명성 회복 및 경영정상화를 최우선적으로 실천함으로써 빠른 시일 내 주식거래가 재개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선 회장의 해임이 주식거래 정지 해제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한국거래소는 향후에도 횡령·배임이 일어날 수 있는 구조가 없어져야 하이마트의 매매거래 정지를 해제할 수 있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현재 거래소는 하이마트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하이마트는 지난 19일쯤 감사실 설치와 이사회 기능강화, IR(기업설명활동) 강화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확보 안을 증권거래소에 제출했다.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 여부 심사 기한은 다음달 8일까지다.

하이마트 임직원들의 움직임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하이마트 임직원들은 지난 19일 '하이마트 경영정상화 및 매각촉구위원회'를 구성하고, 유 회장과 선 회장의 동반퇴진을 주장해왔다. 이어 이사회가 열린 25일에는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동반퇴진을 촉구하는 궐기대회도 펼쳤고, 일부 임직원들의 경우 직원들이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의견도 제시하며 강경 대응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경영정상화 및 매각촉구위원회가 이사회 이후 현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응방안을 마련한 뒤 향후 임직원들의 진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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