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27일 "새누리당에만 비박(非朴, 박근혜 비대위원장)연대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이번 박지원 최고위원과 이해찬 상임고문의 담합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이번 주말에 확산될 것"이라며 "박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세 원내대표 후보(이낙연·전병헌·유인태) 사이에 연대를 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세 후보들 간에 직간접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다른 두 후보도 연대하자는 데 뜻을 모았으며 양쪽 모두 전혀 이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민주당의 원내대표 후보로는 이해찬 상임고문과 이른바 '투톱체제'를 합의한 박지원 최고위원(3선)과 이낙연(4선), 전병헌(3선) 의원과 유인태 당선인(3선)이 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이번 연합으로 당내 최대 계파(친노+호남)를 형성한 박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세 후보들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의원은 또 이 상임고문과 박 최고위원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분담하는 '투톱체제' 구상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당 내 상황이 그 분들 생각보다 나쁘다. 분란도 이미 커졌기 때문에 설령 선의에서 역할분담론을 구상했다고 해도 그 선의가 이미 좌초 국면에 근접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신의 지역구인 호남 쪽 역시 이해찬·박지원 합의에 부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번 '이·박 연대'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문재인 상임고문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가장 잘 다듬어진 상태로 대중 앞에 나와야 할 분이 꼼수 정치의 한 축에 서 있다"며 "이는 대중이 원하는 지도자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문 고문을 좋아하는데, 이번 일은 그 분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며 "문 고문이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의 이미지가 그것이었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의원은 "문 고문은 이미 담합의 한 당사자가 돼 버렸다"며 "당이 진정으로 아끼는 대선후보라면 이런 담합에 관여하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관여했더라도 (당이) 공개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문 고문은 26일 이 상임고문과 박 최고위원이 각각 당 대표와 원내대표 역할 분담에 합의한데 대해 "담합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두 분이 손 잡고 잘 해나가자고 하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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